의사가 환자 감시 업무를 간호사에게 맡긴 채 수술실을 이탈한 뒤, 환자가 사망했다.

소비자 A씨는 수술을 받기 위해 병원을 찾았다.

마취통증의학과 의사는 마취 시술을 마친 뒤 마취간호 업무를 시작한 지 2~3개월이 된 간호사에게 A씨 감시를 맡기고 수술실을 떠났다.

이후 A씨의 상태가 악화되자 간호사는 의사를 여러 번 호출했고, 의사는 수술실로 복귀해 A씨가 심정지 상태임을 확인했다. A씨에게 마취해독제와 혈압상승제를 투여하고 심폐소생술 등을 시행했으나, A씨는 알 수 없는 원인으로 지속적인 혈압 저하를 보이다가 결국 사망했다.

A씨 가족은 의사가 마취 중 환자 감시를 소홀히 한 과실로 사망이 발생했다며, 업무상과실치사죄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병원, 수술실, 수술 도구 (출처=PIXABAY)
병원, 수술실, 수술 도구 (출처=PIXABAY)

한국법령정보원은 유사한 판례의 취지에 비춰볼 때, A씨 담당 의사의 행위는 업무상과실치사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A씨 담당 의사는 마취간호 업무를 시작한 지 2~3개월 된 간호사에게 환자 감시를 맡기고 수술실을 이탈했으며, 간호사의 호출에도 신속히 복귀하지 않고 휴식을 취하는 등 마취 유지 중 환자 감시와 신속한 대응 의무를 소홀히 한 과실이 있다.

그러나 이 같은 업무상 과실이 A씨의 사망으로 직접 이어졌다고 볼 만한 충분한 증거가 없고, 합리적인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인과관계가 입증됐다고 보기 어렵다.

관련 판례에 따르면, 의료행위로 인한 업무상과실치사상죄가 인정되기 위해서는 의료행위 과정에서 과실이 있었을 뿐만 아니라, 그 과실과 환자의 사망 간에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의 인과관계가 증명돼야 한다. 단순히 의사의 과실이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인과관계가 추정되거나 증명 정도가 완화되는 것은 아니다.

또한 형사재판에서는 이러한 인과관계의 증명을 매우 엄격히 요구하기 때문에, 동일한 사안이라도 민사재판과는 판단이 달라질 수 있다.

당시 대법원은 마취통증의학과 의사가 직접 환자를 관찰하거나 간호사의 호출에 즉시 대응했더라도 구체적으로 어떤 추가 조치를 할 수 있었는지, 또 그 조치로 사망을 막을 수 있었는지는 명확히 알 수 없다고 판단하며, 해당 의사의 행위가 업무상과실치사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결했다.

[컨슈머치 = 이용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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