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소비자가 중증치매 보험금을 청구했지만, 보험사는 이를 사망 직전의 일시적 상태일 뿐이라며 지급을 거절했다.

A씨는 본인을 보험수익자로, 배우자를 피보험자로 지정해 보험계약을 체결했다.

이후 배우자는 한 병원에서 종양절제술을 받은 뒤 악성 신경교종(C71) 진단을 받았으며, 방사선 괴사에 대해 개두술과 종양절제술을 추가로 받았다.

같은 해에 결핵성 뇌수막염으로 약물치료를 받던 중 ‘중증의 인지기능의 장애’ 소견이 나왔으나 이후 호전됐다.

1년 뒤 뇌 MRI 검사에서 악성 신경교종(C71)이 재발한 사실이 확인됐고, 5개월 뒤 CDR 검사상 3점의 결과가 나와 상세불명의 치매(F03)로 진단받았다.

이에 A씨는 배우자가 보험약관상 ‘중증치매 상태’에 해당한다며 보험사에 치매 진단보험금 5000만 원을 청구했다.

그러나 보험사는 “배우자의 인지기능 저하는 악성 뇌종양 재발과 반복된 수술의 영향일 뿐이며, 사망 한 달 전 시행된 CDR 검사에서 3점이 확인된 것은 사망에 이르는 과정에서 나타난 일시적 상태”라며 지급을 거절했다.

또 “약관상 치매 진단 후 90일이 지나 장래에 더 이상 호전을 기대할 수 없는 상태여야 하지만, 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노인, 공원 (출처=PIXABAY)
노인, 공원 (출처=PIXABAY)

한국소비자원은 A씨는 보험금 5000만 원을 지급받을 수 있다고 판단했다.

보험계약 약관에 따르면, 중증치매 보험금을 지급받기 위해서는 ▲치매보장개시일(계약일부터 2년이 경과한 다음 날) 이후에 치매를 진단을 받을 것, ▲CDR 검사 결과가 3점 이상에 해당되는 ‘중증의 인지기능의 장애’ 상태일 것, ▲치매 발생 시점으로부터 90일 이상 계속돼 장래에 더 이상 호전을 기대할 수 없는 상태일 것, ▲정신질환이나 알코올·약물 남용으로 인한 인지기능 장애가 아닐 것 등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보험사는 A씨 배우자가 치매보장개시일 이전에 치매 진단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A씨 배우자는 치매보장개시일 이전 ‘중증의 인지기능 장애’ 판정을 받은 적이 있으나, 주치의는 “당시 뇌감염 악화로 일시적인 상태였으며 이후 호전됐다”고 소견을 밝혔다.

따라서 A씨 배우자가 보장개시일 이전 확정 진단을 받았다고 단정할 수 없다.

또한, 보험사는 “사망 직전의 CDR 3점 결과는 사망 진행 단계에서 나타나는 일시적 상태일 뿐 90일 이상 지속된 장애로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A씨 배우자는 치매보장개시일 이후 시행된 MMSE 검사에서 10점, GDS 검사에서 6단계 평가를 받았으며, 90일 이상 경과 후 실시된 CDR 검사에서 3점으로 확인돼 ‘중증의 인지기능 장애’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주치의 역시 “A씨 배우자의 인지기능 장애는 질병 재발과 반복 수술, 방사선 치료, 장기간 항결핵 치료 등 복합적 요인이 원인이 됐다”고 밝혔으며, 보험사가 의뢰한 의료자문에서도 “정밀검사 없이도 MMSE·GDS·CDR 등 간이검사만으로 치매 진단이 가능할 정도로 심한 인지기능 저하가 확인된다”며 밝혔다.

따라서 A씨 배우자의 치매 진단은 약관상 보험금 지급 요건을 충족한 것으로 인정돼, 보험사는 A씨에게 5000만 원의 보험금을 지급해야 한다.

[컨슈머치 = 이용석 기자]

관련기사
저작권자 © 컨슈머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