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정된 보험수익자와 보험계약자가 모두 사망한 뒤, 전 배우자와 보험계약자의 부모가 생명보험금을 두고 법적 공방을 벌였다.

A씨는 남편 B씨와 결혼해 아들을 낳고 살다가 결혼 6년 만에 이혼했다.

A씨는 이후 다른 남성과 재혼했지만 곧 다시 이혼하고 아들과 단둘이 지냈다. 그러던 중 재혼했던 남성이 찾아와 A씨와 아들을 모두 살해했다.

유족들은 A씨의 유산을 정리하던 중 생명보험 계약이 존재하는 것을 알게됐다. 보험은 가입금액 5000만 원의 일반상해사망 보장보험으로, 만기 시 생존수익자는 A씨, 사망 시 보험수익자는 아들로 지정돼 있었다.

이를 알게 된 전 남편 B씨는 지정된 보험수익자인 아들이 사망했으므로, 그 법정상속인인 자신이 보험금을 받을 권리가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A씨 부모는 “손자의 법정상속인에는 A씨도 포함되며 A씨가 사망했으니 그 상속인의 상속인인 조부모인 우리 역시 차순위 상속인에 해당한다”며 보험금 분할을 요구했다.

국화, 장례, 상조, 운구(출처=PIXABAY)
국화, 장례, 상조, 운구(출처=PIXABAY)

「상법」제733조제1항에 따르면, 보험계약자는 보험수익자를 지정·변경할 권리를 갖다.

또한, 같은 조 제3항·제4항에 따라 지정된 보험수익자가 보험 존속 중 사망했다면 보험계약자는 다시 보험수익자를 지정할 수 있다. 이 경우 보험계약자가 지정권을 행사하지 않고 사망하거나 보험계약자가 지정권을 행사하기 전에 보험사고가 생긴 경우에는 지정 보험수익자의 상속인을 보험수익자로 할 수 있다.

대법원은 위 규정의 취지를 들어, 지정 보험수익자가 사망한 뒤 보험계약자가 재지정하기 전에 보험계약자가 사망하거나 보험사고가 발생했고, 그 시점에 지정 보험수익자의 상속인이 이미 사망했다면 그 상속인의 상속인, 즉 순차 상속인까지 보험수익자가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때 보험수익자가 되는 상속인이 여러 명이라면 법정상속분 비율로 보험금 청구권을 나눠 갖는 것이 타당하다는 입장이다.

이번 사건의 경우, 지정 보험수익자인 아들이 먼저 사망하면서 그의 법정상속인은 보험계약자이자 피보험자인 A씨와 아빠인 B씨도 포함된다. 그러나 A씨 역시 사망했으므로 A씨의 상속인인 A씨 부모가 순차 상속인으로서 보험수익자가 될 수 있다.

따라서 해당 생명보험금의 상속인에는 전 남편뿐 아니라 A씨 부모 역시 포함된다. 보험금은 법정상속분의 비율에 따라 전 남편 B씨가 1/2을, A씨 부모는 각각 1/4씩의 청구권을 갖는다.

[컨슈머치 = 전향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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