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소비자가 남편의 사망사고 보험금 지급을 둘러싸고 보험사와 법적 공방을 벌였다.

보험사는 계약 당시 직업 고지와 관련해 ‘위험변경·증가 통지의무’ 위반을 주장했지만, 소비자 측은 해당 의무가 적용되지 않는다고 맞섰다.

소비자 A씨는 자신을 피보험자로 해 상해로 인한 사망 사고 발생 시 보험금을 지급받는 내용의 보험계약을 체결했다.

그러나 A씨는 보험계약 당시 실제 직업이 건설현장 일용직 근로자임에도, 보험사고 위험이 낮은 사무원으로 속여 보험사에 고지했다. 이후에도 이 사실을 알리지 않은 채 계속 건설현장에서 근무했다.

그러던 중 A씨는 공사현장에서 작업 중 추락해 사망했고, A씨 아내는 보험금 지급을 청구했다.

하지만 보험사는 A씨가 상법상 ‘위험변경증가 통지의무’를 위반했다며 계약을 해지하고 보험금 지급을 거절했다.

A씨 아내는 “남편이 계약 당시 직업을 건설현장 일용직이라고 고지하지 않았지만, 이후 직업이 바뀌거나 사고위험이 새롭게 증가한 사실은 없다”며 통지의무 위반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서명, 계약, 서류 (출처=PIXABAY)
서명, 계약, 서류 (출처=PIXABAY)

한국법령정보원은 보험사는 계약 해지 및 보험금 지급 거부를 주장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상법」 제651조는 보험계약 시 고의나 중대한 과실로 중요한 사실을 고지하지 않거나 부실 고지한 경우 보험자는 그 사실을 안 날로부터 1월 내에, 계약을 체결한 날로부터 3년 내에 한해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상법」 제652조 제1항은 보험기간 중 사고위험이 새롭게 변경되거나 증가된 사실을 알게 된 경우, 지체 없이 보험자에게 통지하도록 하면서 이를 해태한 때에는 보험자는 그 사실을 안 날부터 1월 내에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고 명시했다.

A씨와 유사한 사안에서 법원은 두 조항의 취지를 구분해, 계약 체결 시점의 고지의무(제651조)와 계약 체결 이후의 통지의무(제652조)는 각각 별개의 의무라고 설명했다.

단순히 계약 당시 고지된 내용과 실제 위험이 달랐다는 이유만으로는 '보험기간 중 새로운 위험 증가'로 볼 수 없다는 것이다.

이 경우 보험자는 「상법」제651조의 고지의무 위반을 이유로 계약을 해지할 수는 있어도 상법 제652조의 통지의무 위반을 이유로 계약을 해지할 수는 없다.

이러한 판례의 취지에 따라, A씨 경우 보험기간 중에 실제 직업이 변경되지 않았으므로 그 직업이 보험계약 체결 당시 보험회사에 고지된 것과 다르더라도 「상법」 제652조의 통지의무를 위반했다고 볼 수 없다.

[컨슈머치 = 전향미 기자]

관련기사
저작권자 © 컨슈머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