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의 핵심 기술을 알고 퇴직한 직원이라면, 동종업종 진출 시 법적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소비자 A씨는 B사에 취직하면서 퇴직 후 3년간 제조기술 등 영업비밀을 활용하거나 누설하지 않고, 동종 업종에 종사하지 않겠다는 내용의 기밀보호계약을 체결했다.

그러나 퇴직 이후 A씨는 기존 회사와 유사한 제품을 생산·판매하는 회사를 설립했다.

이에 B사는 A씨를 상대로 ‘부정경업행위 금지 가처분’을 신청했고, A씨는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며 향후 영업비밀을 침해하지 않을 것과 위반 시 손해배상금을 지급하겠다는 내용의 합의를 했다.

하지만 이후에도 동일한 제품 생산·판매를 지속하면서 결국 회사로부터 손해배상 청구를 받게 됐다.

이에 A씨는 “경업금지 약정이 헌법 상 직업선택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 아니냐”고 주장했다.

동의, 합의, 서명 (출처=PIXABAY)
동의, 합의, 서명 (출처=PIXABAY)

대한법률구조공단은 A씨가 B사와의 약정에 따라 손해배상금을 지급할 책임이 있다고 판단했다.

판례에 따르면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의 경업금지 약정은 무조건 유효한 것이 아니라, 근로자의 직업선택의 자유와 근로권을 과도하게 제한하는 경우에는 무효가 될 수 있다.

다만 그 유효성은 ▲사용자의 보호할 가치 있는 이익 ▲근로자의 지위 ▲경업금지 기간과 범위 ▲대가 제공 여부 ▲퇴직 경위 ▲공공의 이익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한다.

여기서 ‘보호할 가치 있는 사용자의 이익’에는 법률상 영업비밀뿐 아니라, 회사만이 보유한 기술 정보나 고객관계, 영업상 신용 등도 포함된다.

법원은 퇴직자가 회사의 핵심 기술과 같은 영업비밀을 알고 있는 경우, 퇴직 후 비밀유지나 경업금지 의무를 부과하는 것이 헌법상 직업선택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 실제로 특수한 기술 정보를 보유한 기업의 경우, 이를 보호하기 위한 경업금지 약정과 위반 시 손해배상 합의는 유효하다고 본 사례가 있다.

결국 경업금지 약정은 무조건 무효가 되는 것이 아니라, 그 제한의 범위와 필요성이 합리적이라면 법적으로 보호받을 수 있다.

[컨슈머치 = 고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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