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 재활센터에서 치료를 받던 중 발생한 낙상 사고를 두고, 보호자는 작업치료사의 과실을 주장한 반면 치료사는 예측하기 어려운 돌발 상황이었다고 반박했다.

지적장애와 뇌병변 장애를 지닌 A씨 자녀(6세)는 아동 재활센터에서 재활 치료를 받고 있었다. 아이는 움직임이 서툴고 균형 유지가 어려워 신체 감각과 조절 능력을 강화하는 훈련이 필요한 상황이었으며, 치료사는 이를 위해 반원형 쿠션 기구인 ‘하프도넛’을 활용한 균형 잡기 치료를 진행해 왔다.

그러나 치료 도중 A씨 자녀는 하프도넛 위에 누운 채 일어나기를 거부했고, 치료사가 자세를 바로 세우려 하자 갑자기 치료사를 밀치며 기구와 함께 뒤로 넘어졌다. 이 과정에서 아이는 바닥에 머리를 부딪혀 두개골이 골절되는 부상을 입게 됐다.

사고 후 A씨는 아이의 장애를 고려한 안전조치가 충분했는지 의문을 제기하며 치료사의 업무상 과실을 주장했다.

반면 치료사는 평소와 마찬가지로 최대한 조심스럽게 치료를 진행했고, 기구나 환경에도 특별한 위험 요소는 없었다며 아이의 갑작스러운 돌발 행동까지 모두 예측하기는 어렵다고 반박했다.

치료 센터, 물리 치료, 작업 치료 (출처=PIXABAY)
치료 센터, 물리 치료, 작업 치료 (출처=PIXABAY)

대법원은 해당 치료사가 주의의무를 다하지 않아 사고가 발생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치료사를 업무상과실치상죄로 처벌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업무상과실치상죄에서 ‘업무상 과실’이란, 해당 업무의 성격과 담당자의 지위 등에 비춰 요구되는 주의 의무를 게을리해 결과 발생을 예견하거나 회피하지 못한 경우를 말한다.

「의료기사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면허를 받은 작업치료사가 아동의 신체적·정신적 기능 회복을 위해 치료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사고에 대해 과실을 인정하려면, ▲결과 발생을 예견할 수 있고 또 회피할 수도 있었음에도 이를 하지 못한 점을 인정할 수 있어야 하며 ▲ 과실 유무를 판단할 때에는 같은 업무·직무에 종사하는 일반적 평균인의 주의 정도를 표준으로 해 사고 당시에 일반적으로 이뤄지는 작업치료의 수준과 환경 및 조건, 작업치료행위의 특수성 등을 고려해야 한다. 또한 ▲해당 사고에서 작업치료사의 과실과 결과 발생 사이에 인과관계를 인정하기 위해서는 주의의무 위반이 없었더라면 그러한 결과가 발생하지 않았을 것임이 증명돼야 한다.

즉, 작업치료 과정에서 사고가 발생했다고 해서 곧바로 과실이 인정되는 것은 아니며, 업무상 과실의 존재와 그로 인한 상해 발생이 합리적 의심 없이 입증돼야 한다. 단순한 가능성이나 개연성만으로 과실을 추정할 수 없다.

대법원은 위 법리를 적용해 ▲하프도넛 기구와 치료 환경에 큰 위험이 없었고, 장기간 일대일 치료를 받으며 별다른 사고가 없었던 점 ▲치료사가 사고 당시 아동을 일으키던 중 갑작스럽게 밀쳐 넘어졌다고 일관되게 진술했으며 그런 사고의 발생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려운 점 ▲치료사가 돌발 행동까지 사전에 예견할 수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려운 점 ▲공소사실만으로는 구체적인 주의의무 위반이 특정되지 않은 점 ▲균형 훈련 특성상 돌발 사고 발생 가능성이 내재돼 있는 점 등을 종합해, 치료사가 업무상 주의의무를 위반했다거나 그로 인해 사고가 발생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컨슈머치 = 전향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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