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실에 내원한 환자가 치료 과정에서 발생한 혈흉으로 사망하자, 유족들은 의료진의 과실을 주장하며 병원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요구했다.
A씨는 혈변과 어지러움 증상으로 한 병원 응급실을 찾았고, 식도정맥류 진단을 받아 치료를 받던 중 급성 혈흉(가슴에 혈액이 고인 상태)이 발생해 응급 수술을 받았다.
그러나 수술 과정에서 심정지가 발생해 결국 사망했다.
A씨 유족은 “의료진이 중심정맥관 확보에 실패해 쇼크가 발생했는데도 대응이 늦었고, 이로 인한 혈흉으로 수술실로 이동하던 중 사망했음에도 개흉술을 강행했다”며 병원의 과실을 주장했다.
이에 대해 병원 측은 “A씨는 중증 간경화로 내원 당시 대량 출혈이 있었고, 혈액응고장애와 경련으로 중심정맥관 삽입이 매우 어려운 상태였다”며 “혈흉은 기왕력에 따른 합병증으로 불가항력적인 상황이었다”고 반박했다.

한국소비자원은 병원 측의 책임을 20%라고 판단했다.
관련 전문위원은 혈관조영술에서 우측 쇄골하동맥에서 조영제 누출이 확인되고, 같은 부위에 중심정맥관이 삽입돼 있었던 점을 근거로 중심정맥관 삽입 과정에서 동맥이 손상돼 혈흉이 발생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또 A씨는 심한 간경화로 출혈이 쉽게 멈추지 않아 소량의 출혈이 심각한 혈흉으로 진행됐고, 이로 인한 급성 호흡부전과 쇼크로 사망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의무기록상 정맥류 결찰 이후 산소포화도 저하와 심정지가 발생했음에도 원인을 확인하기 위한 검사와 처치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았고 혈흉 진단 후 흉관 배액이 지연된 점에서 의료진이 주의의무를 다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다만 A씨가 내원 당시 이미 저혈량성 쇼크로 심정지를 겪는 등 상태가 매우 위중했고, 간경화로 인한 지연성 출혈 가능성과 다른 사망 원인 가능성도 있는 점 등을 고려해 병원 측 책임은 20%로 제한했다.
일실이익 손해에 대해서는 A씨가 비대사성 간경변증이 의심되는 환자로, 해당 질환의 5년 생존률이 약 20%에 불과한 점, 내원 당시 이미 출혈성 쇼크로 심정지가 발생해 회복이 어려운 상태였던 점, 설령 심폐소생술로 의식이 회복됐더라도 다발성 장기부전으로 사망할 가능성이 높았던 점 등을 종합해 인정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병원 측은 진료비와 장례비 합계의 20%와 위자료 1000만 원을 유족에게 지급해야 한다.
[컨슈머치 = 이용석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