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표 규제가 강화됐지만 티켓 가격을 다른 상품에 전가하는 방식의 이른바 '꼼수 거래'가 등장하면서 규제 실효성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지난 28일부터 암표 근절을 위한 「공연법 시행령」과 「국민체육진흥법 시행령」 개정안이 시행됐다.
이번 개정안은 매크로 프로그램 이용 여부와 관계없이 모든 부정 구매·부정 판매를 금지하고, 판매 금액의 최대 50배에 달하는 과징금과 신고포상금을 신설하는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암표 근절을 위한 사업자의 책임을 강화하고 신고기관의 자료 제출 요구권도 마련됐다.
하지만 개정안 시행 이후에도 규제를 우회하는 것으로 보이는 판매글이 잇따라 등장하고 있다.

■치킨·사진에 티켓 '덤'
주요 중고 거래 플랫폼에는 티켓을 덤으로 제공하거나 다른 상품과 묶어 판매하는 게시글이 올라오고 있다.
한 판매자는 BHC 치킨 기프티콘을 10만 원에 판매하면서 구매자에게 기아 타이거즈 홈경기 3루 응원특별석 2연석을 제공한다고 게시했다.
또 다른 판매자는 한화 선수 사진 인쇄본을 12만 원에 판매하면서 구매자에게 한화 이글스 1루 응원단석 2연석을 함께 제공한다고 적었다.
티켓과 다른 물품을 묶어 판매하는 방식도 확인됐다.
삼성 라이온즈와 LG 트윈스 경기 4연석을 정가인 10만 원에 양도한다고 밝히면서도 시중에서 2만 원대에 거래되는 특정 선수의 사인볼을 18만 원에 함께 구매해야 한다는 조건을 내건 것이다.
■"끼워 팔기, 규제 어려워"
이 같은 꼼수 거래는 판매 형태에 따라 법적 판단이 달라질 수 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실제 가치에 비해 터무니없이 높은 가격을 붙인 상품을 판매하면서 티켓을 증정하는 방식은 암표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티켓을 정가에 판매하면서 별도 물품을 고가에 끼워 파는 경우에는 암표 규제 대상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문체부 스포츠산업과 관계자는 "2만 원대 치킨이나 선수 A4 사진 등을 터무니없이 비싼 가격에 판매하면서 티켓을 덤으로 제공하는 형태는 일반적인 사회 규범상 암표로 볼 수 있다"며 "이런 경우는 규제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티켓 자체를 정가에 판매하고 추가로 다른 물품을 덧붙여 세트로 파는 방식은 암표와는 다른 구조"라며 "이런 형태까지 암표로 규정해 단속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컨슈머치 = 전정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