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리운전 기사의 과실로 차량을 수리하게 된 소비자가 수리 기간 발생한 교통비 배상을 요구하면서, 업체 측과 책임 범위를 둘러싼 이견이 발생했다.
소비자 A씨는 한 대리운전업체를 통해 대리운전 서비스를 이용하던 중, 대리운전 기사가 주차 과정에서 부주의로 차량 뒷범퍼를 파손해 서비스센터에 수리를 맡겼다.
A씨는 사고의 책임이 대리운전업체 측에 있다며 차량 수리 기간 동안 출퇴근을 위해 지출한 왕복 택시요금 33만6000원(1일 5만6000원·6일)을 배상해 달라고 요구했다.
반면 업체 측은 가입한 대리운전 보험에 렌터카나 대차 비용이 포함돼 있지 않아 관련 비용은 보상할 수 없으며, 대리운전 기사와 직접 협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소비자원은 대리운전업체의 책임을 인정했다.
소비자원은 고객의 요청을 접수하고 소속 기사를 배정해 대리운전 업무를 수행하도록 한 업체가 기사를 실질적으로 지휘·감독하는 관계에 있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기사의 업무상 과실로 소비자에게 손해가 발생했다면 업체도 사용자로서 손해배상 책임을 부담해야 한다고 봤다.
또 수리 기간 동안 차량을 이용하지 못했다면 그 기간 발생한 대차 비용이나 대중교통·택시 이용 비용은 통상적으로 발생하는 손해에 해당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택시 영수증 등 실제 지출을 입증할 자료가 제출되지 않은 점을 고려해 A씨의 청구액 전부를 인정하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대신 A씨의 자택과 직장 간 거리, 통상적인 택시요금, 같은 차종의 하루 대차 비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편도 택시요금 1만8000원, 왕복 3만6000원씩 6일간 총 21만6000원을 적정한 교통비로 산정했다.
아울러 A씨가 주장한 정신적·육체적 피해에 따른 위자료 청구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사고로 A씨가 신체적 상해를 입었다고 보기 어렵고, 차량을 이용하지 못해 겪은 불편은 교통비 등 재산상 손해를 배상받는 것으로 회복될 수 있으므로 별도의 위자료를 인정하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에 한국소비자원은 대리운전업체가 A씨에게 교통비 21만6000원을 지급해야 한다고 결정했다.
[컨슈머치 = 고준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