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재해로 배송 업무를 중단한 택배기사가 대체 인력이 없다는 이유로 수수료의 절반만 지급한 사업자의 조치가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택배기사 A씨는 한 택배 대리점과 물량을 위탁받아 배송하고 건당 수수료를 받는 '배송 및 운영에 대한 도급 계약'을 체결하고 근무해 왔다.
그러던 중 A씨는 배송 업무 도중 넘어져 어깨관절과 경추, 무릎 등을 다쳤다. 그는 대리점에 부상 사실을 알리고 물량 축소를 요청한 데 이어 산업재해 승인을 받은 후 치료를 위해 더 이상 근무가 어렵다고 통보했다. 이후 양측은 협의를 거쳐 A씨의 마지막 근무일을 확정했다.
얼마 뒤 A씨는 대리점이 배송 건당 기존 단가의 50%를 적용해 수수료를 지급한 사실을 확인했다. 계약서에 '대체 인력 없이 퇴사할 경우 단가의 1/2을 지급한다'는 내용이 명시돼 있다는 이유에서다.
A씨는 산업재해로 인해 부득이하게 계약을 중도 종료한 데다 일방적으로 퇴사한 것도 아니라고 주장했다. 업무량 축소와 마지막 근무일 등에 대해서도 사전에 대리점과 협의했다고 설명했다.
반면 대리점 측은 A씨가 대체 인력을 구하지 않은 채 일방적으로 근무 불가 사실과 퇴사 시점을 통보했다고 주장했다. 이로 인해 해당 구역에 근무자가 없어 원청사로부터 노선을 회수당하는 등 손실이 발생했다는 입장이다.

한국공정거래조정원은 대리점의 수수료 감액이 부당하다고 판단하고 A씨에게 차액을 지급하도록 했다.
A씨가 계약 과정에서 업체의 구체적인 지시와 통제를 받았고, 공정거래위원회의 「노무제공자에 대한 거래상 지위남용행위 심사지침」에서도 사업자가 택배기사에 대해 거래상 지위를 가질 수 있음을 전제로 불공정거래행위 사례를 제시하고 있다는 점 등을 근거로 들었다.
쟁점이 된 '대체 인력 없이 퇴사할 경우 단가의 절반을 지급한다'는 조항에 대해서는 A씨에게 부당할 소지가 있다고 판단했다.
대리점 측은 해당 조항이 무책임한 퇴사를 방지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조정협의회는 A씨가 산재 사실을 일찍 알렸고, 부상 이후 업체와 협의한 마지막 근무일까지 약 21일간 배송 업무를 수행한 점을 고려하면 해당 조항을 적용하기 어렵다고 봤다.
이에 협의회는 대리점 측이 A씨에게 감액해 지급하지 않은 수수료 약 252만 원을 지급하도록 조정안을 제시했다.
[컨슈머치 = 고준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