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캐릭터 '치이카와'(한국명 먼작귀) 열풍이 극장가와 굿즈 시장을 동시에 휩쓸고 있다.

'뭔가 작고 귀여운 녀석'의 줄임말인 먼작귀는 아기자기한 외모와 달리 풀뽑기·토벌 등 노동을 통해 생계를 이어가는 현실적인 애환을 담아내며 2030 세대의 열렬한 공감을 얻고 있다.

지난달 30일 개봉한<극장판 치이카와: 인어 섬의 비밀>은 개봉 첫날 12만여 명을 모아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고 개봉한 지 3주가 다 돼가는 현재까지도 정상을 지키고 있다.

열기는 극장 밖 굿즈 시장으로 빠르게 번지고 있다. 

지난 7일 서울 용산 아이파크몰의 치이카와샵에는 신상품 입고 소식이 알려지자 자정부터 약 300명이 몰렸고, 당일 최대 대기 인원은 1200명을 넘은 것으로 전해졌다.

CGV가 개봉일에 맞춰 출시한 캐릭터 팝콘통 3종(개당 2만9000원) 역시 지정 극장에서 진행된 1·2차 현장 판매가 즉시 매진됐다. 이어 지난 16일 온라인으로 진행된 3차 예약 판매마저 순식간에 완판되자 CGV는 4차 예약 판매를 검토하고 있으며 추후 일정을 안내하겠다고 공지했다.

CGV에서 판매하는 먼작귀 팝콘통 (출처=CGV 공식 인스타그램)
CGV에서 판매하는 먼작귀 팝콘통 (출처=CGV 공식 인스타그램)

■치이카와 굿즈 품귀에 웃돈 거래까지

품절은 곧 웃돈 거래로 이어졌다. 일부 판매자는 한정판 굿즈를 여러 개 확보한 뒤 중고거래 플랫폼에서 정가보다 2~4배 높은 가격에 판매하고 있다. 대리 구매와 대리 웨이팅도 성행하면서 정가에 상품을 구하려는 소비자들의 어려움이 커지고 있다.

그러나 현행법상 일반 상품의 재판매 가격을 직접 규제하기는 쉽지 않다.

정부는 「공연법」과 「국민체육진흥법」개정 등을 통해 공연·스포츠 입장권의 부정 구매와 암표 거래에 대한 규제를 강화해 왔다. 반면 영화관 팝콘통이나 한정판 캐릭터 굿즈 등 일반 상품은 웃돈을 붙여 판매하는 행위 자체를 규제할 법적 근거가 없다.

법률 전문가들은 상품을 구매하면 소유권이 구매자에게 이전되므로 이를 되파는 행위는 재산권 행사의 일환으로 볼 수 있어 리셀 자체를 범죄로 보기는 어렵다고 설명한다. 다만 거래 과정에서 사기나 가품 판매 등 별도의 위법 행위가 발생하면 법적 제재 대상이 될 수 있다.

■구매 수량 제한에도…리셀 가격 통제는 한계

판매 기업들은 구매 수량을 제한하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

지난 7일 신상품을 판매한 '치이카와샵' 용산점은 상품별 1인당 구매 수량을 1개로 제한했고 CGV도 팝콘통을 종류별 최대 2개까지 구매할 수 있도록 했다. 재판매 목적의 대량 구매를 줄이고 더 많은 소비자에게 구매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서다.

중고거래 플랫폼은 재판매 가격을 일률적으로 통제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번개장터 관계자는 "영화나 스포츠 티켓 등 암표 거래는 엄격히 제한하고 가품 거래도 관리하고 있다"면서도 "일반 상품의 경우 희소성과 수요에 따라 가격이 결정되므로 단순히 웃돈이 붙었다는 이유만으로 플랫폼이 직접 제재하기는 어렵다"고 전했다.

당근도 같은 입장이지만 전문판매업자의 활동을 제한하고 있다.

당근 관계자는 "개인 간 중고거래 플랫폼 취지에 맞춰 영리 목적으로 상품을 지속 판매하는 전문 판매업자의 활동을 제한하고 위반 시 서비스 이용 제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며 "이와 별개로 당근에서 구매한 물품을 재판매할 때도 원 구매가 이하로 판매하도록 매너 차원의 가이드라인을 안내 중"이라고 설명했다.

[컨슈머치 = 전정미 기자]

관련기사
저작권자 © 컨슈머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