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어난 개인간 거래, 멀어진 개인간 거리②]
개인 간 거래 플랫폼에서 발생하는 피해는 구매자에게만 국한되지 않는다.
거래가 성사된 뒤 구매자의 환불 요구부터 플랫폼의 검수 기준 논란, 보관 중 상품 파손까지 판매자 역시 다양한 분쟁을 겪고 있다.
특히 거래 중개 플랫폼의 특성상 분쟁이 발생해도 명확한 책임 주체가 없는 경우가 많아 판매자들의 불만도 커지고 있다.

■"사진까지 올렸는데"…환불 요구에 입증 책임은 판매자 몫
판매자들이 가장 자주 겪는 피해는 거래가 끝난 뒤 구매자가 환불을 요구하는 사례다.
판매자 A씨는 최근 당근을 통해 수집용 피규어를 판매했다. 판매 게시글에는 제품의 상세 사진과 함께 미세한 하자까지 모두 기재했지만, 구매자는 상품에 오염이 있다며 환불을 요구했다. 그는 "게시글 사진만 봐도 확인할 수 있는 수준의 하자였고, 구매 전 확대 사진을 요청하거나 별도로 문의한 적도 없었다"며 "거래를 마친 뒤 뒤늦게 환불을 요구하는 것은 사실상 단순 변심에 따른 요구"라고 주장했다.
또 다른 판매자 B씨는 당근에 포켓몬 카드를 판매하면서 카드 상태와 포장 과정을 모두 촬영해 뒀다. 그러나 구매자는 상품 수령 후 스크래치를 이유로 구매 취소를 요구했다. B씨는 구매자가 보낸 사진에서는 스크래치가 확인되지 않았다며 단순 변심에 따른 환불 요구라고 주장했고, 결국 환불을 거부한 채 분쟁 조정 절차를 진행하게 됐다.
공정거래위원회,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소비자원,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이 중고거래 플랫폼 3개사(당근, 번개장터, 중고나라)와 함께 마련한 「개인 간 거래 분쟁해결기준」에 따르면, 구매자가 거래를 확정했더라도 상품에 하자가 있는 경우에는 원칙적으로 판매자에게 책임이 있다.
다만 판매자는 구매자가 해당 하자를 이미 알았거나 충분히 알 수 있는 상태에서 거래가 이뤄졌다는 점을 입증하면 책임을 면할 수 있다.
■검수는 복불복, 패널티는 칼같이…판매자 불만
환불 분쟁뿐 아니라 플랫폼의 검수 과정에서도 판매자들의 불만이 이어지고 있다.
일부 판매자들은 동일한 상품이라도 플랫폼이나 검수 담당자에 따라 판정 결과가 달라진다며 검수 기준의 일관성이 부족하다고 지적한다.
실제로 한 판매자는 에어 조던 운동화를 판매하기 위해 거래 플랫폼을 이용했지만, 한 곳에서는 작은 스크래치를 이유로 불합격 판정을 받은 반면 다른 곳에서는 같은 상품이 합격 판정을 받았다.
지난 2023년에는 한 판매자가 크림에서 구매한 운동화를 택배 상자의 봉인 테이프도 뜯지 않은 상태로 보관했다가 다시 크림을 통해 판매했지만, 추가 구성품인 더스트백이 누락됐다는 이유로 검수 불합격 판정을 받은 사례가 있었다. 이후 크림은 검수센터의 실수였음을 확인하고 해당 판매자에게 보상을 진행했다.
억울하게 패널티를 부과받은 사례도 있다. 전문 검수센터를 운영하는 거래 플랫폼들은 상품 불일치, 사이즈 오기재, 발송 지연, 구성품 누락, 가품 판매 등의 경우 판매 금액의 10~15% 수준의 패널티를 부과하고 있다.
지난 5월 판매자 C씨는 크림에서 판매가 성사된 상품을 기한 내 발송했지만, 택배사의 배송 접수 오류로 택배가 수거되지 않아 검수센터 도착 기한을 넘겼다. 결국 판매 금액의 10%에 해당하는 패널티를 부과받았고, 택배사의 귀책을 입증하는 서류를 직접 제출한 뒤에야 패널티를 감면받을 수 있었다.
배송비 문제는 별개였다. 크림은 선불 배송비와 반송 배송비는 택배사에 문의하라고 안내했다. 이에 C씨는 선불 배송비는 택배사의 귀책이 인정돼 보상받았지만, 거래 취소로 발생한 반송 착불 배송비는 다른 배송업체 관할이라는 이유로 배상받지 못했다.
■보관 맡겼더니 파손…보상은 "플랫폼 마음대로"
빠른 거래를 위해 플랫폼 보관센터에 상품을 맡겼다가 피해를 입는 사례도 있다.
최근 한정판 거래 플랫폼 크림(KREAM)에서는 검수센터 장비 오작동으로 판매자들이 보관을 맡긴 상품이 파손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크림은 피해 판매자들에게 별도의 협의나 사전 안내 없이 자체 산정한 보상금을 먼저 지급한 뒤 사후 통보했다. 보상금은 '최근 7일 내 최고 거래가'를 우선 적용하고, 거래 이력이 없을 경우 '최근 90일 평균 거래가', '최근 365일 평균 거래가'를 순차적으로 적용하는 방식으로 산정됐다.
크림은 예외적인 사고인 만큼 약관에 별도 보상 기준은 없었지만 판매자에게 최대한 유리한 기준을 적용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판매자들은 시세 변동이 큰 한정판 상품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일방적인 기준이라며 반발했다. 일부 판매자는 금전 보상보다 파손된 제품의 원상복구를 요구하기도 했다.
판매자들은 거래 플랫폼이 단순 중개를 넘어 검수와 보관 서비스까지 제공하는 만큼, 검수 기준의 일관성과 보관 중 발생한 사고에 대한 책임 기준도 보다 명확하게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컨슈머치 = 전정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