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어난 개인간 거래, 멀어진 개인간 거리③]
개인 간 거래가 활발해지면서, 분쟁도 다양해지고 있다.
이를 중개하는 거래 플랫폼들도 검수·보상 시스템 구축과 분쟁 예방 기능을 강화하는 등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정부도 기존 해결 방식의 한계를 보완하기 위한 통합 기준을 마련했다.

■플랫폼 성격 따른 분쟁 해결 방식 차이
크림·솔드아웃 등 리셀 플랫폼은 검수와 에스크로(안전결제)를 기반으로 거래 과정에 직접 개입한다. 상품 검수 후 구매자에게 전달하는 구조인 만큼 가품이나 상태 불량 발생 시 보상·판매자 제재 등 자체 기준을 통해 분쟁을 관리한다.
반면 당근·번개장터·중고나라 등 C2C 플랫폼은 기본적으로 판매자와 구매자 간 거래를 연결하는 중개자 역할에 집중해왔다. 이에 따라 상품 상태나 거래 책임 역시 원칙적으로 당사자 간 해결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최근에는 안전결제 서비스 도입 등으로 플랫폼의 개입 범위도 점차 확대되는 추세다.
번개장터는 2024년 8월부터 모든 거래에 안전결제 시스템을 적용했고, 중고나라도 지난해 안심결제를 전면 도입했다. 당근 역시 지난해 9월 안심결제 기반 택배 거래 서비스인 '바로구매'를 선보였다.
■"당사자끼리 해결" 한계…정부 차원의 분쟁해결기준 마련
플랫폼 모두 약관상 스스로를 거래 당사자가 아닌 '중개자'로 규정하고 있다.
이로 인해 분쟁이 발생하더라도 플랫폼이 직접 책임을 부담하기보다는 당사자 간 협의를 우선시해 왔다.
플랫폼별로 자체 분쟁 해결 기준을 마련해 조정을 시도하고 있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해 분쟁이 장기화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개인 간 거래 규모가 가파르게 확대되면서 실효성 있는 분쟁 해결 기준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꾸준히 이어졌다.
이에 공정거래위원회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소비자원,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은 당근·번개장터·중고나라 등 플랫폼 사업자와 함께 개인 간 거래 분쟁 해결 기준 마련에 나섰다.
공정위는 개인 간 거래의 경우 「민법」상 당사자 간 합의가 원칙이어서 거래 상황에 따라 분쟁 해결 방식이 달라지는 한계가 있었다고 밝혔다. 이에 관계 기관은 일관된 판단 기준을 제시하기 위해 「개인 간 거래 분쟁해결기준」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분쟁 조정을 담당하는 전자거래분쟁조정위원회는 중고거래 과정에서 분쟁이 발생할 경우 우선 플랫폼별 자율 분쟁조정 절차를 이용하고, 해결되지 않을 경우 위원회 조정을 신청하는 방식을 권고하고 있다.
■일반 기준부터 품목별 기준까지…분쟁 판단 기준 세분화
해당 기준은 모든 품목에 적용되는 「일반적 개인 간 거래 분쟁해결기준」과 상품별 특성을 반영한 「품목별 개인 간 거래 분쟁해결기준」으로 구분된다.
먼저 「일반적 개인 간 거래 분쟁해결기준」은 분쟁 발생 시 일관된 판단이 이뤄질 수 있도록 '물건의 하자' 등 주요 용어를 구체화하고, ▲입증책임의 원칙 ▲증거 기반 조정의 원칙 ▲판매자 귀책 시 비용부담의 원칙 등 분쟁조정 과정에서 적용되는 7가지 기본 원칙을 제시했다.
또한 판매자가 고지하지 않은 하자, 게시글 내용과 실제 상품 차이, 환불 불가 고지, 배송 중 파손 등 주요 분쟁 유형을 20개로 나누고 각각의 해결 기준을 마련했다.
「품목별 개인 간 거래 분쟁해결기준」은 거래량이 많고 분쟁이 잦은 품목의 특성을 반영한 세부 기준이다.
품목별로 판매자가 고지하지 않은 하자를 중대한 하자와 경미한 하자로 구분하고, 하자 발견 시점도 물품 수령 후 24시간 이내, 7일 이내, 14일 이내 등으로 나눠 판단 기준을 제시했다.
공정위는 이러한 기준이 거래 당사자와 분쟁조정 실무자의 합리적인 판단을 돕고, 거래 당사자가 각자의 책임을 인식해 분쟁 예방과 개인 간 거래 시장의 신뢰도 제고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했다.
[컨슈머치 = 전정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