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막히는 대한민국②

출처=그린헬스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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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치 = 송수연 전향미 기자] 최근 고농도 미세먼지에 고통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숨 좀 쉬면서 살자”, “이젠 눈도 따가운 것 같다”, “미세먼지 없는 청명한 하늘이 없으니 우울하다” 등 호흡기 고통에 정신적 우울함까지 다양한 부작용이 발생되고 있다.

연일 이어지는 미세먼지 시즌에는 환기 고민도 안할 수 없다.

서대문구에 사는 30대 직장인 김 모씨는 “최근 3일 연달아 미세먼지가 너무 심해 창문을 열 엄두가 안난다. 그래서 환기를 포기하고 있는데 집 안 공기가 탁해지면서 답답함을 느낄 때가 있다”며 “이렇게 초미세먼지가 많은 날은 환기를 안하는 편이 낫다는 사람들이 많아 미세먼지가 가시기만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김 씨만의 고민은 아닐 것이다. 여러 언론과 매체에서 초미세먼지는 발암물질로 분류될 만큼 위험하다는 정보를 제공하고 있어 미세먼지의 습격을 피하기 위한 하나의 방법으로 '환기 안하기'를 택하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환경부는 실내 공기를 정화하는 방법으로 하루 3번, 30분씩 환기를 할 것을 권하고 있지만 요즘 같이 미세먼지가 극성일 때는 단 1분도 허락하기 힘든 것이 현실이다.

■희뿌연 미세먼지 덮인 날, 환기해야 돼?

정말 초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리는 날은 환기를 하지 않는 것이 답일까.

대다수의 전문가들은 “환기를 해야 한다”고 말한다.

세계보건기구(WHO)은 실내 오염물질이 실외 오염물질보다 폐에 전달될 확률이 약 1,000배 높다고 추정한다. 실내공기 오염물질은 일반적으로 난방기구 같은 생활용품에서는 이산화질소와 일산화탄소가, 건축자재에서는 폼알데하이드, 휘발성 유기화합물이 발생한다.

주거 공간 내의 실내 오염물질을 방치하면 만성 감기, 기침, 가래, 호흡기 질환 등을 유발할 수 있다.

그린헬스코리아 이경미 국장은 “많은 사람들이 미세먼지를 피해 창문을 굳게 닫았지만 이는 오히려 실내공기를 오염시켜 건강에 안 좋은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말하고 “미세먼지가 외부에서 실내로 들어오지 않도록 하는 것이 좋기는 하지만 환기는 꼭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이 국장은 또 “환기를 하지 않을 경우 이산화탄소, 포름알데히드, 라돈 등이 공기 중에 증가하고 산소가 부족해질 우려가 있다”면서 “실내에서 하루 종일 환기를 하지 않으면 요리와 청소 등으로 발생하는 미세먼지가 외부 미세먼지 농도보다 높을 수 있기 때문에 환기를 시켜줘야 한다”고 말했다.

수원대학교 환경공학과 장영기 교수도 “실내에서 무언가를 태우거나 굽고 있다면 당장 배기팬을 틀고 창문을 열어 환기해야 한다”며 “음식 조리 시 실내 오염도가 미세먼지 수준보다 높아질 수 있어 자연 환기를 시켜야 한다”고 전했다.

이어 “최근 대기오염도가 높아지며 환기를 언제 하는 것이 좋은지 걱정하게 됐는데, 확률적으로 실내공간에서는 환기 안 해서 생기는 피해가 환기해서 생기는 피해보다 대부분 크다”고 덧붙였다.

출처=환경부.
출처=환경부.

■환기 방법은?

그렇다면, 미세먼지 농도가 짙을 때 환기는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환경부에 따르면 하루에 3번, 30분씩 환기를 시켜주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하지만,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리는 날이라면 환기 횟수를 줄이고, 환기는 3분 정도 하는 것이 좋다.

이경미 국장은 “미세먼지가 매우 높은 날은 가급적 환기횟수를 줄이고, 평소에는 오전 9시에서 오후 6시 사이에 하루 3번 30분씩 환기하는 것을 추천하지만 미세먼지가 심한 날에는 3분 이내에 환기를 시켜야 한다”면서 “환기 후 물걸레질을 병행해 남은 미세먼지를 제거하는 것도 좋다”고 덧붙였다.

특히 환기가 어려운 미세먼지가 가득한 날은 진공청소기 사용 자제하는 편이 낫다. 진공청소기는 가라앉은 먼지를 공기 중으로 흩어지게 하기 때문이다.

이에 전문가들은 요리를 하거나 청소기를 사용한 후에는 자연 환기와 더불어 주방 후드를 동시에 사용해 실내의 미세먼지를 제거하라고 추천한다.

또 미세먼지 농도가 계속해서 고농도를 유지한다면 공기청정기나 환풍기 같은 시스템을 가동해 실내공기를 정화하는 것도 방법이다.

다만,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 백도명 교수는 “정수기처럼 공기청정기도 관리가 중요한 가전인 만큼 꼼꼼하게 관리해야 효과가 있다”면서 “온전히 의지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조언했다.

■실내 오염 낮추는 또 다른 방법!

초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릴 때, 실내 관리를 하는 또 다른 방법은 야외 활동에서 오염된 옷이나 가방의 먼지를 잘 제거하는 일이다.

실외에서 따라 온 먼지가 실내에서 2차 오염을 발생시킬 수 있기 때문에 귀가 전 옷이나 가방에 묻은 먼지는 바람을 등지고 꼼꼼하게 털어 내는 것이 좋다.

가능한 섬유라면 나머지 미처 털어내지 못한 먼지는 물티슈 등으로 닦아 내는 것도 방법이다.

또 미세먼지 철 환기 후에는 공기청정기를 사용해 실내공기를 정화하면서 유입된 미세먼지를 관리하는 것이 좋고 가능하면 바닥에 가라앉은 미세먼지를 닦아 내는 것이 안전하다.

이경미 국장은 “미세먼지가 심한 날 환기를 했다면 물걸레질을 병행해 남은 미세먼지를 제거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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