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거래를 통해 스피커를 구매한 소비자가 거래 직후 고장이 발생했다며 판매자에게 환불이나 수리비 부담을 요구했지만 거절당했다.

소비자 A씨는 중고거래 플랫폼에서 한 판매자가 3년간 사용한 스피커를 58만 원에 판매한다는 글을 보고 구매했다. 해당 스피커의 새 제품 판매가는 70만 원이었다.

A씨는 거래 전 판매자 집에서 스피커의 상태를 직접 확인하고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들으며 음질을 살펴본 뒤 거래를 진행했다.

그런데 스피커를 집으로 가져와 전원을 켜자 심한 파열음이 발생했다.

A씨가 제조사 AS센터에 문의한 결과 수리비로 27만 원이 필요하다는 답변을 받았다.

이에 A씨는 판매자에게 매매대금 환불 또는 수리비 부담을 요구했다.

반면 판매자는 해당 증상이 A씨가 볼륨을 과도하게 높여 사용하는 과정에서 발생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A씨 요구를 거절했다.

스피커 (출처=PIXABAY)
스피커 (출처=PIXABAY)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전자거래분쟁조정위원회는 해당 스피커가 거래 당시부터 하자가 있었음을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민법」상 매매 목적물에 계약 체결 당시부터 하자가 있었다면 매도인의 하자담보책임이 문제될 수 있지만 계약 이후 발생한 하자는 채무불이행 책임 등을 통해 판단하게 된다.

위원회는 정황을 종합해 매매계약 체결 당시 스피커에 이미 하자가 존재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분석했다.

우선 A씨가 판매자의 집에서 스피커 상태를 직접 확인할 당시에는 별다른 잡음이 발생하지 않았다. 또한 AS센터 역시 회로 및 트위터 고장의 원인이 기기 노후화 때문인지, 조작 실수에 따른 전기 과출력 때문인지 정확히 판단하기 어렵다는 의견을 냈다.

여기에 해당 제품이 출고된 지 3년밖에 되지 않은 70만 원 상당의 스피커라는 점도 고려됐다. 외부적인 자극이 없었다면 새 제품 가격의 절반에 가까운 수리비가 나올 정도의 하자가 거래 전부터 존재했다고 보기는 힘들다는 판단했다.

따라서 매매계약 이전의 '원시적 하자'로 보기 어려워 하자담보책임 대신 채무불이행 책임 적용 여부가 검토됐다.

채무불이행 책임의 경우에는 하자담보책임과 달리 판매자에게 고의 또는 과실 등 귀책사유가 있어야 그 책임을 물을 수 있다.

AS센터 측에서도 스피커가 이미 고장 난 상태라 정확한 원인을 밝힐 수 없다고 한 만큼 판매자에게 전혀 책임이 없다고 단정하기도 어렵다.

위원회는 A씨가 스피커 상태를 직접 확인한 후 구매했다는 점을 고려할 때 구매자의 과실이 판매자보다 더 크다고 봤다.

이를 종합해 위원회는 전체 수리비 27만 원 중 A씨가 20만 원, 판매자가 7만 원을 각각 분담하는 선에서 분쟁을 조정했다.

[컨슈머치 = 고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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