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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화 한 통에 묻지마 보험 가입" 불완전판매의 역사
"전화 한 통에 묻지마 보험 가입" 불완전판매의 역사
  • 김은주/박지현/송수연 기자
  • 승인 2019.01.08 17: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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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뜨고 코 베인' 불완전판매①

필요에 의해서든 가족 및 친척 등의 부탁에 의해서든 우리는 살면서 수많은 보험 상품에 가입하게 된다.

그리고 그때마다 생각한다.

“보험 약관, 뭐라는 건지 1도 모르겠다”

보험에 가입한다는 것은 일반 제품, 예컨대 음료수나 운동화 기타 유형의 제품을 사는 것과는 확연히 다르다.

보험 상품은 추상적이고, 약관은 복잡하고, 가격은 사후 확정되는 그 특유의 성격으로 인해 소비자들이 합리적인 보험계약의 선택에 필요한 정보를 충분히 얻기 어려운 구조다.

때문에 보험업체들이 보험계약을 체결할 때 상품에 대한 중요한 정보를 완벽히 제공한 것이 보험계약자 보호의 관점에서 무엇보다도 중요한 사항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현실은 어떠한가.

실제 보험모집 과정에서는 이러한 원칙들이 잘 지켜지지 못하고 불완전판매가 끊이지 않고 있다. 특히 보험 판매 채널 중 텔레마케팅(TM)은 그 악명이 유구하다.

[컨슈머치 = 김은주 박지현 송수연 기자] 보험과 불완전판매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한 해 발생하는 금융 관련 소비자 민원 10건 중 6건은 보험 상품에 대한 민원이고, 대부분의 불만은 불완전판매에서 비롯된다.

특히 텔레마케팅(TM), 온라인(CM), 홈쇼핑 등 비대면 채널을 통한 보험판매가 증가하면서 이에 따른 불완전판매도 급증하고 있다.

상품 광고라든지 판매자 권유를 통해 보험계약자가 상품을 선택하게 되더라도 실제 계약체결 과정은 판매자와의 전화 통화를 통해 이뤄지는 경우가 많은데 시간의 제약으로 상품 내용에 대한 충분한 설명이 어려워 소비자에게 착오 및 충동구매를 야기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비대면 채널 중에서도 가장 판매 비중이 높고 전통적인 채널로 꼽히는 TM은 ‘불완전판매의 온상’으로 그 역사가 깊다.

(출처=freeqration)
(출처=freeqration)

■국내 보험산업과 TM

우리나라에 ‘텔레마케팅’이라는 단어가 소개된 것은 1980년대 말쯤이다. 전자문서(e-mail), 신용카드 발급의 대중화 등으로 선진국에서 전파된 TM이 한국에도 차츰 소개됐다.

TM채널은 전화로 간편하게 이뤄지는 만큼 비용도 적게 들고, 하루 동안 많은 수의 고객을 상대할 수 있다는 장점을 기반으로, 1990년 우리나라에서 본격적으로 활성화되면서 관련 시장이 비약적으로 발전했다.

특히 누구나 개인 PC와 휴대전화를 보유하게 된 정보통신 서비스의 성장과 신용카드, 보험 등 제3 금융시장의 성장은 TM시장의 르네상스 시기를 만들어 냈다.

2000년 이후 TM·홈쇼핑·CM·모바일 등 비대면 채널은 ‘신채널’이라 불리며 보험시장의 판매 주축을 급부상했으며, 그 중에서도 한 해 약 300만 건(2016년 기준, 전체 중 15.6% 비중)의 보험이 전화로 가입될 만큼 TM은 보험시장 주력 채널로 자리매김했다.

판매채널의 다각화 측면, 정보통신 기술의 발달, 보험상품에 대한 소비자의 인식변화, IMF이후 저가 보험시대의 시의성 등은 보험산업에 있어 TM영업이 활성활 될 수 있었던 주요한 요인으로 꼽힌다.

초기 DM과 TM를 이용한 마케팅으로 시작해 이제는 CM과 모바일을 통해 불특정다수에게 서비스와 마케팅을 제공할 수 있는 시대로 변모했지만 여전히 TM채널은 전통적인 보험 판매채널로써 보험사 영업 채널 가운데 중요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불완전판매로 신뢰도↓…위축되는 TM

전화로 보험을 판매하는 TM의 가장 큰 문제점은 불완전판매율이 높다는 점이다. 전화로 설명하다 보니 고객들이 상품의 주요 사항을 이해하기 어렵고, 비대면으로 집중도가 떨어져 소비자들이 중요 사항을 간과한 채 보험에 가입한 후 뒤늦게 후회하는 일이 다반사다.

TM의 허점을 이용해 보험사들은 오히려 ‘최고’, ‘최대’ 등 소비자가 오인할 수 있는 설명이나 화법을 남발하고 소비자에 불리한 사항은 빠르게 설명하고 넘어가는 등 엉터리 판매를 일삼았고, 궁극적으로 TM 보험에 대한 소비자 불신을 자초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여기에 2014년 KB국민카드, NH농협카드, 롯데카드 등 카드 3사의 고객정보가 1억 건 이상 유출되는 초유의 사태는 TM 영업이 위축된 결정적 계기가 됐다.

금융소비자원 오세헌 보험국장은 "보험사들은 TM 영업에 사용할 고객 DB를 구축하기 위해 카드사 혹은 대형마트로 부터 돈을 주고 구입, 사용하다가 고객이 동의하지 않은 정보임이 드러나 적발되기도 했다"며 "그래서 TM은 고객정보 유출의 진앙지로 알려져 있다"고 말했다. 

카드사 개인정보 유출 사태 이후 금융당국은 일시적으로 금융사 TM 영업을 금지했고, 이후에도 비대면 영업에 대해 보다 엄격한 규제를 도입했다.

실제로 보험사는 고객의 마케팅 활용 동의가 반드시 얻어야 연락을 할 수 있도록 변경됐으며 고객이 수신거부 의사를 밝히면 영업목적의 연락을 할 수 없도록 금지한 ‘두낫콜(DO NOT CALL)’ 제도도 크게 확대됐다.

이처럼 영업 중단사태까지 겪으며 각종 개인정보보호 정책이 쏟아져 나오자 TM으로 유입되는 보험계약도 감소세로 돌아섰다.

그러나 여전히 TM으로 인한 불완전판매는 다른 채널에 비해 높은 수준으로, 이는 보험업계 전반에 대한 신뢰도까지 타격을 주며 고객민원 등 각종 부작용을 유발하고 있다.

금융소비자연맹 조연행 회장은 “2000년대 홈쇼핑 채널이나 케이블 TV등이 활성화되기 시작하면서 광고 이후 텔레마케터들이 전화로 보험상품을 판매하는 TM채널이 보험사들의 메인 채널로 급부상하게 됐다”며 “또한 보험설계사를 직접 만나는 걸 기피하고 시간 뺏기는 걸 원하지 않는 소비자들의 니즈와도 부합해 붐이 일게 됐다”고 말했다.

조 회장은 "하지만 보장 내용이 간단하고 명확한 일부 상품 제외하고 비대면 전화 설명만으로는 미흡할 수밖에 없다"며 "완전판매가 이뤄지기 어려운 영업 채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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