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기간이 끝난 뒤에도 기존 방식으로 업무를 이어온 화물차주가 사업자로부터 일방적인 계약 종료 통보를 받자 억울함을 호소했다.

개인화물차주 A씨는 사업자 B씨와 화물 운송 계약을 체결하고 업무에 대한 운송료를 받기로 했다. 계약 기간은 2년, 계약서에는 '계약 만료 1개월 전까지 양 당사자가 서면으로 합의하면 2년간 연장할 수 있으나,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계약은 종료된다'는 조항이 포함돼 있었다.

계약기간이 지나자 B씨는 "계약은 올해 초에 이미 종료됐으나, 행정적인 이유 등으로 통보가 지연된 점을 고려해 8월에 계약을 최종 종료한다"고 A씨에게 두 차례 통지했다. A씨는 통보된 8월까지 종전과 다름없이 운송 업무를 계속 수행했고, B씨는 예정대로 8월에 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이에 A씨는 계약 만료일 이후에도 동일하게 업무를 수행해 온 만큼 계약이 기존과 같은 조건으로 2년 자동 연장된 것으로 봐야 한다며 부당한 계약 종료라고 반발했다.

반면 B씨는 계약 만료 1개월 전까지 양 당사자 간 서면 합의가 없었으므로 계약은 기간 연장 없이 정당하게 종료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화물 트럭, 배송, 배달 (출처=PIXABAY)
화물 트럭, 배송, 배달 (출처=PIXABAY)

한국공정거래조정원은 사업자 B씨가 A씨에 대해 거래상 지위에 있었다고 보고, A씨의 개별차주 운영계약 역시 기존 조건대로 2년 연장돼 유효하다고 판단했다.

공정거래위원회의 「노무제공자에 대한 거래상 지위남용행위 심사지침」은 택배기사·건설기계기사·화물차주 등 노무제공자에 대해 거래상 지위가 인정될 수 있음을 전제로 불공정거래 행위에 해당할 수 있는 사례를 제시하고 있다.

A씨는 계약기간 동안 다른 사업자와 거래하지 않고 B씨가 배정한 운송업무만 수행해 매출을 B씨에게 전적으로 의존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또 운송 및 부대업무에 관한 B씨의 지시에 따르고 협력사 행동규범을 준수해야 하는 등 B씨가 A씨의 업무에 상당한 지휘·감독권을 행사한 점도 거래상 지위를 인정할 수 있는 근거가 됐다.

조정원은 계약기간이 정해져 있더라도 A씨가 계약 만료 후 약 7개월 동안 기존과 같은 방식으로 업무를 수행하며 운송료를 지급받았고 B씨가 상당한 시간이 지난 뒤에야 계약 종료를 통보한 점을 고려할 때 A씨에게 '계약 갱신 기대권'이 인정된다고 봤다.

계약서에는 만료 1개월 전까지 양측이 서면으로 합의해야 계약을 연장할 수 있도록 정해져 있었지만, 화물운송업 표준하도급계약서는 계약 만료 3개월 전까지 갱신 거절 의사를 밝히지 않으면 기존 계약과 같은 조건으로 갱신하도록 정하고 있었다.

조정원은 이 같은 사정을 종합해 B씨의 계약 종료 통보가 거래상 지위를 남용해 합리적인 이유 없이 거래를 거절하고 A씨에게 불이익을 준 행위에 해당할 여지가 있다고 판단, A씨의 계약이 연장돼 유효함을 확인하는 내용의 조정안을 제시했다.

[컨슈머치 = 고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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