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수료 부과 1년, 실적 개선 "물 들어 올 때 노젓자"
'중고거래 환경 개선' 이용자 실익 없는 인상 명분
'번개머니 = 현금확보' 움직임에 '티몬 사태' 우려

번개장터의 수수료 인상과, 번개머니 도입에 대해 소비자들의 성토가 이어지고 있다.

번개장터는 내달 17일부터 판매 수수료를 인상하고 자체 화폐인 번개머니 서비스를 새롭게 도입한다.

■수수료의 맛…물 들어올 때 노 젓는다

번개장터는 작년 8월부터 모든 중고거래에 '안전결제'를 도입해 판매 금액의 3.5%를 판매자로부터 수수료로 받았다.

안전결제 수수료를 부과하면서 매출과 이익이 동반 성장했다.

번개장터의 지난해 매출액은 2023년(341억 원) 대비 31.5% 상승했고 영업손실도 9.6% 줄었다. 지난해 매출액 중 결제수수료 매출은 226억 원으로 전체 매출의 50.4%를 차지했다.

번개장터 관계자도 "구매자가 안심할 수 있는 결제 정책 도입으로 상품이 빨리 팔리는 효과를 가져오면서 적자가 개선됐다"며 "올해부터는 수익 구조 개선에 따른 실적 개선이 본격적으로 나타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020년 사모투자펀드(PEF) 운영사 프랙시스캐피탈파트너스에 인수된 후 5년간 적자를 면치 못한 번개장터로서는 ‘안전결제 수수료 도입’이 동아줄로 여겨질 수밖에 없다.

■알맹이 없는 71% 초고속 인상

내달 17일부터는 번개장터의 안전결제 판매 수수료는 기존 3.5%에서 6%로 징수된다. 2.5%가 인상되는데, 인상률은 자그마치 71%다.

수수료율 조정을 발표하면서 번개장터는 “거래 안전성 강화와 서비스 품질 향상을 위해 수수료를 조정한 것"이라고 밝혔다.

컨슈머치와의 통화에서 한 관계자도 "중고거래 환경 개선을 위해 필요한 조치"라고 말했다.

물 들어왔을 때 노 젓는 건 기업의 명분이라면, 높아진 수수료를 지급해야 할 소비자에게는 무슨 명분으로 수수료를 인상하는 것일까.

그러나 공지사항엔 이용자가 구체적으로 어떤 혜택과 서비스 개선을 누릴 수 있을지에 대한 내용은 없다.

새롭게 도입하는 ‘번개머니’에 대해서 추후 사용처 확대를 예고했지만 이에 대한 물음에 관계자는 “추가 사용처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답했다.

■“번개머니=현금확보” 티몬의 향기?…소비자 불안

71%나 인상된 수수료를 돌려받을 수 있는 방법은 있다. 판매대금을 번개머니로 받기로 하면 2.5%의 수수료는 돌려준다.

그러나 돌려받은 수수료 혜택은 대금을 인출하게 되면 회수된다. 즉, 번개장터 안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 일종의 포인트, 적립금이다.

판매자가 수수료 혜택을 받기 위해 번개머니를 보유하고 인출하지 않으면, 번개장터는 현금확보를 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번개머니 도입이 현금확보를 위한 것으로 추측했다.

문제는 ‘적자 기업의 현금확보’는 소비자들로 하여금 지난해 ‘티몬 사태’를 떠올리게 한다.

티몬은 사태가 무르익기 전 다수의 선결제상품권을 할인 판매해 현금확보에 나섰고, 사태가 발발하자, 상품권 사용이 중지되면서 이를 구매한 소비자들은 피해를 입게 됐다.

번개장터의 재무 상황이 나아지고 있는 것과는 별개로, 현재 ‘현금 확보에 나선 적자기업’인 것은 분명하기에 일부 소비자들은 우려를 표하고 있다.

[컨슈머치 = 전정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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