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되는 복통에도 대장암을 발견하지 못한 병원에 진단 지연 책임이 인정됐다.

복부 통증으로 병원을 여러 차례 찾은 소비자 A씨는 십이지장 궤양 진단을 받고 약 7개월간 약물치료를 받았다.

이후 하복부 통증과 혈변이 나타나 검사를 받은 결과 간으로 전이된 에스자 결장암과 결장 폐색이 발견됐다. A씨는 다른 병원에서 결장 폐쇄 부위에 스텐트를 삽입하는 등 치료를 받았지만 결국 사망했다.

A씨 유족은 병원이 반복되는 복통을 호소했음에도 대장암을 진단하지 못해 조기 치료 기회를 놓쳤다며 손해배상을 요구했다.

반면 병원 측은 A씨가 내원했을 당시 이미 3~4개월 전부터 검은색 혈변이 있었던 만큼 대장암이 존재했을 가능성은 있지만, 용종 등 다른 질환에서도 혈변이 나타날 수 있어 당시 암 여부를 명확히 판단하기 어려웠다고 주장했다.

또 십이지장 궤양을 치료한 뒤 증상이 호전됐고 지속적인 소화기내과 진료를 권유했지만 A씨가 이후 내원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병원, 병실, 침대 (출처=PIXABAY)
병원, 병실, 침대 (출처=PIXABAY)

한국소비자원은 병원의 진단 지연에 따른 손해배상 책임이 인정했다.

전문위원은  A씨의 반복되는 복통을 십이지장 궤양으로만 진단하기에 무리가 있다고 봤다. 빈혈까지 동반됐다면 다른 질환 가능성을 고려해 초음파나 대장 내시경, 복부 CT 등 추가 검사를 시행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당시 증상이 대장암에 의한 것이 아니라고 단정할 수 없으며 추가 검사가 이뤄졌다면 암을 조기에 발견할 가능성이 높았다고 판단했다.

다만 진단 지연이 암의 진행과 예후에 영향을 미친 것은 인정하면서도 구체적인 피해 규모를 객관적으로 산정하기 어렵다고 보고 손해배상 범위를 정신적 손해에 대한 위자료로 한정했다.

이에 소비자원은 사건 경위와 A씨의 질병 정도, 나이 등을 고려해 700만 원을 배상하도록 결정했다.

[컨슈머치 = 이용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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