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슈머치 = 김은주 기자] 인터넷전문은행 1호 케이뱅크의 부실채권 비율이 큰 폭으로 오르면서 자산건전성 우려를 사고 있다.

금융감독원이 28일 발표한 ‘2019 1분기 말 국내은행의 부실채권 현황[잠정]’ 자료에 따르면 케이뱅크의 3월말 기준 고정이하여신 비율은 0.80%로 집계됐다.

국내은행의 부실채권비율(잠정)(출처=금감원)
국내은행의 부실채권비율(잠정)(출처=금감원)

은행권 대표적인 재무건전성 지표인 고정이하여신비율(NPL)은 총여신 대비 연체 기간이 3개월 이상인 부실여신 비율을 나타낸다.

쉽게 말해 해당 비율이 높을수록 떼였거나 떼일 위기에 놓인 부실채권이 많다는 뜻이며, 낮을수록 여신이 건전하다는 의미다.

케이뱅크의 고정이하여신비율은 지난해 3월 말 0.12%에서 12월 말 0.67%로 급증한데 이어 올해 3월 말 기준 0.8%을 기록했다.

이는 올해 3월 기준 전년 대비 0.67%p, 전분기 대비 0.13%p 증가한 것으로, 시중은행 및 인터넷은행 중 최대 증가 폭이다.

특히 출범 2년 차에 시중은행 평균인 0.47%를 훨씬 웃도는 데다 라이벌 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0.18%)와도 차이가 점점 커지고 있다.

2017년 말까지만 해도 케이뱅크의 고정이하여신비율 0.05%로 시중은행 연체율 평균 0.83%와 비교해 높은 건전성을 유지했던 터다.

부실한 채권비율이 다른 은행과 비교해 급증한 영향에 대해 케이뱅크 측은 ▲높은 중금리 대출 비중, ▲자본확충 지연에 따른 대출 규모 정체, ▲부실채권 매각‧상각 미시행 등 크게 세 가지 이유를 들었다.

케이뱅크는 인터넷전문은행 출범 취지를 살리기 위해 시중은행이 그동안 등한시 해 왔던 중금리 대출을 활성화에 앞장 서 왔다.

사측 기준에 따르면 케이뱅크는 전체 대출 건 수 중 60%, 금액으로는 40%가 중금리 대출이 차지하고 있다. 이는 시중은행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여기에 대출 금액이 커지면 연체액이 커지더라도 연체율이 낮게 떨어지게 되는데, 한 마디로 분모(대출 금액) 자체를 늘리지 못하고 있는 상황도 부실채권 비율을 높이는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케이뱅크 한 관계자는 “고신용자를 상대로 하는 대출보다 연체율이 높은 중금리 대출이 비중이 크기 때문”이라며 “또한 지난 1년 사이 증자가 지연되면서 대출 규모를 제대로 늘리지 못한 탓도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지난해까지 부실채권 매각‧상각을 전혀 하지 않아 부실채권 비율이 높게 잡힌 경향이 있다”며 “부실채권비율 증가 폭이 높은 것은 맞으나 해당 요소들을 감안하면 상당히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KT가 대주주 적격성 문제로 자본확충 원활하지 못한 상황이 반복되자 케이뱅크의 부실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앞서 최종구 금융위원회 위원은 케이뱅크의 자본건전성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하며, 원활한 자본확충을 이뤄낼 수 있는 근본적 해결책 마련을 촉구한 바 있다.

최종구 위원장은 “순조로운 증자가 안 되는 현실을 해결할 수 있는 근본적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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