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아이돌 그룹 블랙핑크의 로제가 브루노 마스와 함께 부른 <아파트>는 올해 그래미 시상식 주요 부문 후보로 올랐고, <케이팝데몬헌터스> OST <Golden>은 큰 상을 수상했다.
개별 작품의 성취를 넘어, 세계가 한국 문화를 하나의 신뢰 가능한 결과물로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신뢰는 음악에 머물지 않고 확장되고 있다. 불닭볶음면은 그 대표적인 사례다.
오늘날 전 세계, 특히 젊은 소비자에게 ‘불닭볶음면’은 단순한 매운맛 음식이 아니다. 볶음면이라는 제품군, 패키지 디자인, 그리고 한국 브랜드라는 인식이 하나의 이름으로 결합돼 있다.
그러나 이 인식은 제도적으로 충분히 반영되지 못하고 있다.
과거 보통명사로 받아들여졌던 ‘불닭’과, 현재 전 세계 소비자가 열광하는 '불닭(Buldak)' 사이에는 큰 간극이 존재한다. 소비자의 인식은 바뀌었지만, 기준은 여전히 과거에 머물러 있다.
국내에서 보호받지 못하는 브랜드는 해외 시장에서는 곧바로 신뢰의 문제로 전환된다. 지적재산권은 국경을 넘는 순간, 법률 해석을 넘어 출처와 책임을 증명하는 장치가 된다.
특히 식품처럼 안전과 직결된 분야에서 기준이 흔들릴 경우, 그 영향은 개별 기업을 넘어 ‘Made in Korea’ 전체로 확산될 수 있다.
지적재산권은 기업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한 수단이기 이전에, 시장의 신뢰를 유지하기 위한 최소한의 약속이다. 흥행 중인 한국 브랜드를 국내에서 정리하고 보호하는 일은 특정 기업을 위한 조치가 아니다. 한국 브랜드가 세계 시장에서 더 안전하게, 오래 신뢰받기 위한 조건을 만드는 일이다.
바람은 이미 불고 있다.
이제 필요한 것은 그 바람이 날개를 상하게 하지 않도록 기준을 세우는 일이다.
[컨슈머치 = 이용석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