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슈머치 = 송수연 기자] 경남제약은 최근 경영권 분쟁부터 주식거래정지까지 각종 어려움에 시달리고 있다.

조용할 날이 없는 경남제약에 개인투자자들은 행여나 투자한 회사로 인한 손실이 커질까 조바심을 내고 있다.

▶이희철 전 회장과 팽팽한 대립

경남제약은 수 년 전 경남제약을 이끌었던 이희철 전 회장과 마찰로 몸살을 앓고 있다.

이희철 전 회장은 2007년 녹십자로부터 경남제약을 245억 원에 인수해 2013년까지 경영을 책임져 왔다.

경남제약을 인수하기 전에는 화성바이오팜의 대표로 자리했었다.

문제는 경남제약 인수 직후인 2008년, 회사가 적자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흑자라고 회계처리를 하면서부터 시작된다.

허위매출 공식으로 법원은 분식회계를 했다는 혐의를 적용해 2014년 벌금 판결을 내렸다.

이 전 회장의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공장 신출공사 대금을 횡령해 2014년 기소됐고 징역형을 선고 받았다.

경남제약 측은 지난해 9월 이 전 회장에게 불법행위에 대한 책임을 물으며 160억 원의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하면서 양측은 대립각을 세우게 된다.

이 전 회장은 경남제약 측의 소송에 부인 명의의 경남제약 지분 13.7%를 보인 명의로 실명 전환해 지분 20.84%를 확보하면서 최대주주로 등극했다.

경영일선에서 손을 뗐다던 그가 지분을 확보하면서 최대주주로서의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한 반격에 나선 것이다.

그러는 사이 경남제약 측은 이 전 회장에게 또 다시 소를 제기한다.

경남제약은 최근 이 전 회장을 상대로 약 30억원 상당의 손해배상을 청구했다는 내용도 공시했는데, 이 전 회장이 자회사 화성바이오팜에 등기이사로 재직하던 2009년~2011년 사이에 보수한도를 초과해 지급받은 사실이 드러나서다.

이 전 회장도 지난달 20일, 이희철 전 회장이 경남제약 임원인 류총효 대표와 이창주 총괄(전무)에 대해 대표이사 직무집행정지 및 직무대행자선임 가처분 소송을 제기하는 등 양측이 양보 없는 기싸움을 펼쳤다.

▶이희철 대표, 주식 전량 매각…그 뒤 숱한 의혹들

회사 경영복귀설까지 돌았을 정도로 최대주주로서의 영향력을 행사하던 그가, 지난 1월 돌연 지분 전량을 매각해 화제였다.

이지앤홀딩스, 텔로미어라는 회사에 회사를 250억 원에 매각한 것이다.

그러다 같은 달 30일에 이지앤홀딩스 대신 ‘에버솔루션’이라는 회사로 인수자가 바뀌었다. 매각 공시 후 20여일 만에 일어난 일이다.

이지앤홀딩스는 사실상, 인수를 포기한 것으로 확인됐다.

머니투데이가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각종 소송전과 과거 분식회계가 있던 회사가 회계실사를 5일 안에 마치라는 등 불법적인 조항이 담겨 있었고, 이지앤홀딩스는 이에 부담을 느낀 것으로 파악됐다.

또 경영권 인수 후 10일안에 이 전 회장 주식에 대한 가압류를 해제하라는 점도 리스크로 작용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그러나 에버솔루션 계약서 상에는 이러한 내용이 불포함돼 있어 이면 계약이라는 의혹이 커지고 있다.

특히 인수하겠다고 나선 회사들의 정보 역시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아 인수 주체에 대한 의구심도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이전 회장이 경남제약 경영권 획득을 위한 또 다른 전략이 아니겠냐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거래중지, 상장폐지설까지 ‘투자자 불안’

상황이 이렇다 보니 투자자들은 경영권 분쟁으로 주주가치가 훼손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달 2일에는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에 올라 매매거래가 정지됐다. 2008년부터 2013년 결산기까지 49억8,900만 원의 매출 및 매출채권을 허위 계상한 사실이 적발됐기 때문이다.

각종 잡음에 거래정지까지 겹치자 일부 개인투자자들은 “상폐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해 경남제약 주력 제품인 ‘레모나’가 중국 판매 허가를 받으면서 ‘꽃길’만 걸을 것이라는 기대했던 주주들에게는 악몽같은 하루하루다.

오는 27일로 예정된 주주총회에서 신임 사내 및 사외이사 선임 등과 함께 최대주주 변경도 이뤄질 예정이라는 점에서 경영권 분쟁 등에 대한 잡음이 해소될 것이라는 전망 등이 나오고 있지만 여전히 투자자들은 불안해하고 있다.

경남제약 노조 측은 에버솔루션은 등기부등록상 주소에 기업체가 존재하지 않았고, 텔로미어는 3평 남짓한 사무실에 직원이 없었다고 밝혀 투자자들의 심리는 더 약화됐다.

또 앞서서도 주주총회를 철회하는 등의 행보를 보인 바 있어 주주들 사이에서는 안심하기 이르다는 주장도 나온다.

경남제약 관계자는 일련의 사태들에 대해 극도로 말을 아끼고 있는 상황이다.

경남제약 관계자는 “인수 주체인 회사에 대해 구체적으로 알지 못 한다”고 전했다.

저작권자 © 컨슈머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