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위원장 주병기)가 지마켓과 알리익스프레스의 기업결합 심사 끝에 조건부 승인했다.
공정위는 기업집단 신세계와 알리바바 그룹이 합작회사를 설립해 주식회사 지마켓과 알리익스프레스코리아 유한회사를 공동으로 지배하는 기업결합을 심사했다.
이번 기업결합은 아폴로코리아㈜가 3조400억 원 가치의 ㈜지마켓 주식 100%를 현물출자해 알리익스프레스 인터내셔널 B.V.가 보유한 그랜드오푸스홀딩㈜(지마켓-알리 합작회사)의 주식 50%를 취득하는 거래다.
심사 결과 국내 온라인 해외직구 시장에서 경쟁을 제한할 우려가 크다고 보고 지마켓과 알리익스프레스 간 국내 소비자 정보를 차단하는 것을 조건으로 승인했다.

■결합 시, 국내 온라인 해외직구 시장 점유율 41%
국내 전자상거래 플랫폼인 ‘G마켓,’ ‘옥션’을 운영하는 지마켓과 해외직구 플랫폼인 ‘AliExpress’를 운영하는 알리익스프레스 간 결합이다.
공정위는 해외직구를 제외한 국내 온라인 쇼핑 시장에서는 기업결합 전·후 시장점유율 변화가 매우 낮은 점을 고려했다.
알리익스프레스의 국내 온랑니 쇼핑 시장 점유율은 0.3%이며 그 외 국내 풀필먼트 서비스 시장, 간편결제 서비스 시장에서는 지마켓의 시장점유율이 각각 0.3%, 2.6%로 매우 낮아 경쟁제한 우려는 미미하다고 판단했다.
반면 현재 국내 온라인 해외직구 시장에서 알리익스프레스는 시장점유율 37.1%로 1위 사업자고, 지마켓은 시장점유율 3.9%의 4위 사업자다. 따라서 기업결합 이후 지마켓-알리 합작회사는 합산 시장점유율 41%로써 1위 사업자 지위를 더욱 공고히 하게 된다.
나아가 공정위는 최근 국내 온라인 해외직구 시장에서 중국발 상품이 차지하는 비중이 점점 커지고 있는 점, 경쟁사 대비 알리익스프레스의 적극적인 국내사업 확장 추이 등을 고려해, 지마켓-알리 합작회사의 시장점유율이 기업결합 이후 41%보다 더 높아질 가능성도 상당하다고 판단했다.
■"정보자산 결합" 경쟁제한 우려 상당
공정위는 지마켓, 알리익스프레스가 밝힌 이 기업결합의 목적과 플랫폼 간 기업결합의 특성에 비춰 정보자산(이하 ‘데이터’) 결합에 따른 경쟁제한 우려가 상당하다고 보고 이를 중점적으로 심사했다.
지마켓은 20년 이상 사업을 영위해 오면서 확보한 5000만 명이 넘는 회원 정보를 바탕으로 개별 소비자의 소비성향뿐만 아니라 국내 소비자 집단의 소비패턴과 관련한 데이터를 풍부하게 보유하고 있다.
AliExpress는 전 세계 200여 국에서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상품별로 모든 국가의 구매 건수 및 평점 등 소비자 선호와 관련된 데이터를 풍부하게 보유하고 있다. 더불어 알리익스프레스가 속한 알리바바 그룹은 전 세계 최상위 수준의 클라우드 및 인공지능(AI) 기술력을 바탕으로 높은 수준의 데이터 분석·활용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그러므로 이 기업결합은 알리익스프레스가 국내 온라인 해외직구 시장에서 이미 상당한 격차로 높은 네트워크 효과를 향유하고 있는 상황에서, 지마켓이 보유한 풍부한 데이터와 알리익스프레스의 데이터베이스 및 데이터 분석 기술이 상호 보완적으로 통합돼 소비자 데이터가 양적, 질적으로 확대·강화되는 효과를 누리게 된다.
지마켓-알리 합작회사 플랫폼(G마켓, AliExpress 등)으로의 쏠림현상이 배가되고 시장지배력이 강화될 우려가 크다고 판단됐다.
반면 경쟁사업자들은 이용자 이탈을 경험하거나 이를 막기 위한 대규모 투자 비용이 소요될 가능성이 있고, 결국 시장의 진입장벽도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뿐만 아니라, 이 기업결합 이후 G마켓 및 AliExpress로의 소비자 고착효과의 강화는 지마켓-알리 합작회사가 개인정보 보호 및 데이터 보안 품질을 유지할 유인을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판단됐다.
■"양사 독립 운영 및 소비자 데이터 분리" 시정명령
경쟁제한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공정위는 ▲G마켓·옥션과 AliExpress를 상호 독립적으로 운영하고, ▲G마켓·옥션과 AliExpress 간 국내 소비자 데이터를 기술적으로 분리하도록 했다.
또한 ▲국내 온라인 해외직구 시장에서 상대방의 소비자 데이터 이용을 금지하고(소비자 데이터를 다른 형태의 데이터에 반영해 우회적으로 시정명령을 위반하는 행위도 금지) ▲해외직구 외 시장에서는 소비자들에게 자신의 데이터를 상대방 플랫폼에서 이용하는 것에 관한 실질적인 선택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하며 ▲개인정보 보호 및 데이터 보안 노력 수준을 유지하도록 하는 내용의 시정명령을 부과했다.
위 시정명령은 시정명령을 받은 날부터 3년간 유효하되, 공정위는 3년 간의 시장상황의 변동 등을 검토해 시정명령을 연장할 수 있다. 또한 공정위는 지마켓과 알리익스프레스로 하여금 이행감독위원회를 구성해 시정명령 이행상황을 점검하고 공정위에 주기적으로 보고하도록 하였다.
공정위는 "이번 조치는 데이터 결합의 경쟁제한 효과를 검토해 시정조치를 설계한 최초의 사례"라면서 "나아가 이 기업결합을 통해 국내 판매자들이 AliExpress와 같은 글로벌 쇼핑 플랫폼을 이용해 보다 손쉽게 해외 판로를 개척하게 되면 역직구(해외 직접판매) 시장 활성화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컨슈머치 = 이용석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