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A씨(34)는 최근 편의점에서 쌍화 음료를 구매했다가 당황스러운 경험을 했다. 병 바닥에 짙은 갈색 덩어리가 가라앉아 있었기 때문이다. 소비기한은 충분히 남아 있었지만, 마치 이물질처럼 보이는 모습에 찝찝함을 느낀 A씨는 결국 음료를 마시지 않고 버렸다.
겨울철에는 쌍화탕, 캔커피, 두유 등 온장 음료를 둘러싼 소비자 문의가 늘어난다. 침전물이나 탁해진 색을 변질로 오해하는 경우가 많지만, 전문가들은 “상당수는 제품 이상이 아니라 보관 환경에 따른 성상 변화”라고 설명한다.

■침전물 정체, ‘이물질’ 아닌 ‘성분 응집’
쌍화 음료는 작약, 숙지황, 황기 등 다양한 식물성 원료로 만든 쌍화농축액을 사용한다. 이 과정에서 포함된 당류·단백질 성분은 일반 음료보다 용해도가 낮아, 장시간 고온에 노출되면 서로 엉겨 붙는 ‘응집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미세 입자가 뭉치면서 덩어리 형태로 변해 소비자 눈에는 이물질처럼 보이는 것이다.
제조사들도 이러한 가능성을 고려해 제품 라벨에 ‘성분 특성상 침전물이 생길 수 있으니 흔들어 드세요’ 등의 안내 문구를 표기하고 있다. 또 온장 보관과 관련해서는 ‘온장 상태(50~60℃)에서 2주(14일) 이상 보관하지 말 것’과 같은 주의 문구를 함께 안내하는 경우가 많다.
이 같은 현상은 쌍화 음료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캔커피는 단백질 성분이 변성되며 탁해지거나 침전물이 생길 수 있고, 두유는 고온 상태가 지속되면 ‘유바’ 형태의 막이 생겨 이물질로 오인되기도 한다.
■‘온장고 관리’ 중요…권장 온도·기간 지켜야
전문가들이 공통적으로 강조하는 핵심은 ‘과도한 온장 보관을 피하는 것’이다.
겨울철에는 온장고 가동률이 높아지는 만큼, 선입선출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거나 권장 온도보다 높게 설정될 경우 성분 응집이 심해질 수 있다.
한 편의점 관계자는 “온장 음료는 스티커나 견출지로 온장 시작 시점을 표시하고 일정 기간이 지나면 교체·폐기하는 방식으로 관리한다”며, 다만 “매장 운영이 미흡할 경우 권장 온도 이상으로 설정되거나, 2주 이상 장기 보관되는 사례가 발생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침전물 보인다면 ‘소비기한, 보관 이력’ 확인
전문가들은 침전물이나 성상 변화를 발견했을 경우, 무조건 폐기하기보다 소비기한과 함께 보관 기간·온도 등을 함께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보관 이력이 불분명하거나 품질 이상이 의심될 경우에는 구매처 또는 제조사 소비자상담실을 통해 확인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겨울철 온장 음료 속 침전물은 ‘이물질’이 아니라 원료 성분과 보관 환경에 따라 발생할 수 있는 만큼, 섭취 전 소비기한뿐 아니라 온장 보관 기간까지 한 번 더 살펴보는 습관이 필요하다.
[컨슈머치 = 전정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