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JTBC뉴스 영상 캡
출처=JTBC뉴스 영상 캡처

[컨슈머치 = 김현우 기자] 지난해 4월 물컵 갑질로 사회적 물의를 빚으며 경영일선에서 물러난 조현민 전 대항항공 전무가 14개월만에 복귀했다.

11일 한진그룹에 따르면 조 씨는 지난 10일부터 한진칼 전무 겸 정석기업 부사장으로 경영 일선에 복귀했다. 한진칼은 그룹 지주사이며, 정석기업은 한진그룹의 부동산·건물 관리 업무를 맡고 있는 업체다.

조 씨는 앞으로 그룹의 사회공헌 활동을 통합 관리하고 신사업 개발을 맡게 된다.

신사업 분야는 그룹의 중장기 신성장 동력을 발굴하고, 항공·여행·물류·IT 등 기존 사업과 시너지를 극대화하는 수익모델을 수립하는 활동이라고 한진그룹은 전했다.

이어 한진그룹은 조씨의 경영 복귀에 법적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실제 지난해 10월 검찰이 조씨의 폭행 혐의에 ‘공소권 없음’을, 특수폭행 및 업무방해 혐의에 대해서 무혐의 처분을 내렸기 때문이다.

앞서 조 씨는 대한항공 통합커뮤니케이션실의 전무로 광고·마케팅 업무를 담당했었다.

그러나 지난해 4월 광고회사 직원에게 물컵을 던졌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사회적 문제가 됐고 조 전 회장은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하며 그를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도록 했다.

문제는 조 씨 사건을 시작으로 곳곳에서 사주 일가의 갑질 폭로가 이어졌다는 점이다. 이는 결국 내‧외부 경영권 위협의 원인으로 작용했다.

장녀인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땅콩회항’ 사건의 여운이 남아있는 상황에서 발생한 사건이기 때문에 조 씨 일가는 여론으로부터 집중포화를 맞았고, 투자자들로부터 ‘기업 차원의 리스크를 만드는 오너 일가’로 낙인 찍혔다.

이렇듯 여론의 비판을 감수해야하는 상황임에도 한진그룹이 조 씨의 경영복귀를 결정한 이유는 뭘까.

업계는 조 전 회장 별세 후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의 그룹 회장 취임을 놓고 내부에서 반발의견이 나오는 등 한진 남매간 경영권 갈등이 감지되는 상황에서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가 지분율을 15.98%까지 끌어올리며 압박하자, 상속관련 내부 이견을 서둘러 정리하고 우호지분 확보를 위해 여론의 비판을 감수하고 조 씨의 경영복귀를 서두른 것이라고 분석한다.

실제 한진칼 지분구조를 보면 조 전 회장이 17.84%를 보유하고 있으며, 장남인 조원태 회장이 2.34%, 장녀 조현아씨가 2.31%, 차녀 조현민씨 2.30%씩 보유하고 있다.

조 전 회장이 상속에 대한 특별한 유언을 남기지 않아 해당 지분의 3.96%는 두 자매에게 돌아간다. 나머지 5.94%는 이명희 전 일우재단 이사장이 갖게 된다.

경영권 갈등이 심화될 경우 두 자매의 지분이 조원태 회장에게 우호지분으로 작용할지는 미지수다. 조원태 회장의 확실한 우군은 이명희 전 이사장이 가진 5.94%가 전부인 셈이다. 조원태 회장이 가진 지분과 이를 합쳐도 한진칼 지분은 10% 안팎에 그친다.

이 같은 상황에 KCGI가 이달 중 투자설명회를 개최하고 추가 실탄 마련에 나설 예정인 것이 알려지면서, 경영권 확보에 위기감을 느낀 조원태 회장이 가족들의 도움을 받기 위해 리스크를 감수하려는 것으로 볼 수 있다.

한편, 조 씨의 경영복귀를 두고 대한항공 직원연대는 “조원태 회장의 취임과 조현민 한진칼 전무의 복귀는 사회적 책임이나 직원들의 요구와는 상관없이 그들이 다시 자신들의 기득권을 회복하기 위한 수순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또 진에어 노동조합은 “조 전무의 한진칼 경영 복귀에 대해 2000여명의 직원들은 하늘이 무너지는 참담한 심정”이라며 “조 전무의 한진칼 경영 복귀를 즉각 철회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컨슈머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