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수 발표 불과 며칠 전까지 사전계약을 진행했던 혼다코리아가 돌연 사업 종료를 선언하면서, 구매자와 계약자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혼다코리아는 지난 23일 자동차 판매 사업을 올해 말 종료하겠다고 밝혔다. 일본 브랜드의 국내 철수는 2020년 닛산과 인피니티 이후 약 6년 만이다. 회사 측은 중·장기적인 경쟁력 강화를 위해 자동차 사업을 정리하고, 모터사이클 사업에 집중하겠다는 방침이다.
혼다코리아는 2001년 모터사이클 사업으로 국내에 진출한 뒤 2004년부터 자동차 판매를 시작했다. 지난 달까지 누적 판매량은 자동차 약 10만8600대, 모터사이클은 약 42만600대로, 모터사이클 판매가 자동차의 4배에 달한다.
철수 발표 시점을 둘러싼 비판이 커지고 있다.
혼다코리아는 철수 발표 불과 6일 전, 대형 SUV ‘뉴 파일럿 블랙 에디션’ 사전계약을 진행했다. 이로 인해 사전계약 소비자는 물론 최근 차량을 출고한 소비자들까지 배신감을 호소하고 있다.

지난해 혼다 오딧세이를 구매한 한 소비자는 “철수 가능성 보도를 접하고 담당자에게 여러 차례 문의했지만 아니라는 답변을 받았다”며 “출고 반년도 되지 않은 시점에서 철수 소식을 접하니 아쉬움이 크다”고 말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계약 취소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출고를 앞둔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계약을 유지할지, 취소할지를 두고 고민하는 분위기다.
혼다코리아는 이번 철수 결정이 발표 하루 전 일본 본사에서 최종 확정됐다고 밝혔다.
혼다코리아 관계자는 “사전 계약을 포함해 신모델 출시를 준비하는 단계에서도 본사안은 결정되지 않았다”며 “올해 말까지 영업을 지속하기 때문에 파일럿 구매를 원하시는 고객님께는 정상적으로 납차해드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계약 해지를 원하는 소비자에 대해서는 차량 등록 전까지 전액 환불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다만 소비자 우려는 여전히 남아 있다.
차량 가치 하락에 대한 걱정도 있지만, 더 큰 문제는 향후 유지보수와 부품 수급이다. 장기적으로 부품 공급이 원활히 이뤄질지, 애프터서비스(AS)가 축소되는 것은 아닐지 불안이 커지고 있다.
현행 「자동차관리법 시행규칙」제49조의3(무상수리기간 및 부품의 공급기간 등)에 따르면 자동차 제조사는 동일 차종의 최종 판매일로부터 최소 8년간 정비에 필요한 부품을 공급해야 한다.
그러나 법적 의무 기간 이후에 대한 불확실성은 여전히 소비자 부담으로 남는다.
혼다코리아 관계자는 “차량 유지관리 서비스와 부품 공급, 보증 대응 등 고객 서비스는 관련 법령과 계약 조건에 따라 필요한 지원 체제를 유지할 것”이라며 “기존 서비스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고객 불편이 발생하지 않도록 대응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컨슈머치 = 전정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