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차 계약이 끝났는데도 집주인이 보증금을 돌려주지 않으면서 먼저 집을 비워달라고 요구한다면, 임차인은 반드시 먼저 퇴거해야 할까.

소비자 A씨는 B씨의 주택을 임차해 거주하다 계약 기간이 만료됐고, B씨는 계약 연장을 거부했다.

이에 A씨가 임차보증금 반환을 요구하자, 집주인 B씨는 “주택을 먼저 인도하면 보증금을 지급하겠다”고 주장했다.

집, 주택, 임대, 전세(출처=PIXABAY)
집, 주택, 임대, 전세(출처=PIXABAY)

대한법률구조공단은 임차인은 보증금을 돌려받을 때까지 주택을 인도하지 않아도 되며, 이를 이유로 별도의 손해배상 책임도 부담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대한법률구조공단에 따르면, 계약의 각 당사자가 서로 대가적인 의미를 가지는 채무를 부담하는 계약을 ‘쌍무계약’이라고 한다.

「민법」제536조 (동시이행의 항변권)는 이러한 쌍무계약에서 상대방이 자신의 채무를 이행하거나 이행할 준비를 갖출 때까지, 자신도 채무 이행을 거절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민법과 각종 특별법에서도 일정한 경우 이 같은 동시이행의 항변권이 인정된다.

판례 역시 양쪽의 채무가 같은 법률관계에서 발생했고, 공평의 원칙상 함께 이행되는 것이 타당한 경우에는 법률에 명문 규정이 없더라도 동시이행 관계를 인정하고 있다.

특히 임대차 계약이 종료된 경우에는 임차인의 목적물 반환 의무와 임대인의 보증금 반환 의무가 서로 맞물린 채무로 본다. 즉 집주인은 보증금을 반환해야 하고, 임차인은 그와 동시에 주택을 인도하면 된다.

따라서 집주인이 보증금을 먼저 지급하지 않은 상태에서 임차인에게 선(先)인도를 요구하더라도, 임차인은 이를 거절할 수 있다.

[컨슈머치 = 고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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