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레이딩 카드 열풍이 확산하면서 중고거래 시장에서도 관련 제품 거래가 활발해지고 있다.
트레이딩 카드는 스포츠 선수, 만화·게임 캐릭터, 연예인 등의 이미지와 정보를 담아 수집하고 교환하는 카드로, 희소성에 따라 가치가 오르면서 투자 대상으로도 주목받고 있다.
희소성이 높은 카드가 수백만 원에 거래되는 등 시장 규모가 커지면서 가품 유통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거래 플랫폼의 검수를 통과한 제품이 가품으로 확인되는가 하면, 전문 감정업체가 가품을 정품으로 판정한 사례까지 알려지면서 소비자의 불안감은 더욱 가중되는 모습이다.

■커지는 트레이딩 카드 시장…가품 논란 잇따라
한정판 거래 플랫폼 크림(KREAM)은 가품 판정 시 구매금액의 300%를 보상하는 정책을 내세우며 트레이딩 카드 게임(Trading Card Game·TCG) 거래에서도 이용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크림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TCG 거래액은 전년 동기 대비 약 208배 증가했다. 같은 기간 거래량은 약 131배 늘었으며, 평균 거래금액도 59% 증가했다. 특히 지난 7월 포켓몬 TCG는 전체 거래액의 약 77%, 거래량의 약 88%를 차지하며 시장을 주도했다.
거래 규모가 커지면서 가품 관련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지난 3월 소비자 A씨는 크림을 통해 일명 '고흐츄'로 불리는 '포켓몬 TCG X 반 고흐 뮤지엄 피카츄 그레이 펠트 햇' 카드를 390만 원에 구매했다. 크림의 검수를 거친 제품이었지만 QR코드를 스캔해 제품 정보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이상한 점이 발견됐다.
A씨는 온라인 커뮤니티에 확인을 요청했고 게시글을 본 소비자들도 가품 가능성을 제기했다.
이후 크림은 가품을 인정해 결제를 취소하고, 보상 규정에 따라 구매금액의 2배인 780만 원을 지급하기로 했다.
최근에는 경찰로부터 별도의 가품 확인서를 받아 오라는 안내를 받았다며 전문 검수 업체를 추천해 달라는 온라인 게시글도 있다.
해당 소비자는 카드 경매 플랫폼 '브레이크'에서 낙찰받은 포켓몬 카드를 크림에 판매하려다 가품 판정을 받아 패널티와 계정 정지 처분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후 경찰에 문의했으나 크림의 검수 결과만으로는 어렵다는 취지의 안내를 받았다고 전했다.
■전문업체도 못 가린 가품…불안 커지는 중고거래 시장
트레이딩 카드 개인 간 거래가 활발해지면서 카드의 상태와 진위 여부를 판별해 주는 전문 감정(그레이딩) 업체를 찾는 소비자도 함께 늘고 있다.
국내 트레이딩 카드 그레이딩 업체인 BRG(Break Grading)는 플라스틱 케이스(슬랩)에 카드를 봉인하고 등급을 부여해 주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카드 한 장당 그레이딩 비용은 일반 서비스 기준 1만9800원, 빠른 심사는 3만9800원이다.
그러나 최근 BRG가 가품을 걸러내지 못하고 정품으로 판정한 사례가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19일 TCG 수집 전문 유튜브 채널 '헨리뷰'를 통해 공개된 영상에 따르면, 제보자는 해외 직구 사이트에서 실물 거래가가 200만~300만 원에 달하는 카드를 7340원에 구매했다. 이후 다른 카드와 함께 BRG에 감정을 의뢰하며 해당 가품이 걸러지는지 확인하고자 했다. 하지만 해당 카드는 높은 등급 점수와 함께 정품 라벨이 부착된 슬랩에 담겨 돌아왔다.
논란이 확산되자 BRG는 홈페이지 공지를 통해 시스템 오류를 인정했다. 소비자들은 다른 카드의 판정 결과도 신뢰하기 어렵다는 반응을 보였으며, 이미 카드 그레이딩을 맡긴 소비자들은 환불을 요구하기도 했다.
이에 BRG 측은 이번 오류가 다른 카드의 판정에도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은 매우 낮다는 입장을 밝혔다.
BRG 관계자는 "새로운 카드가 출시될 때마다 정밀 감정을 거치도록 설계돼 있다"며 "시스템 업데이트 과정에서 해당 로직이 누락됐고 후속 전문 감정에서도 이를 걸러내지 못해 발생한 문제"라고 설명했다.
이어 "지금까지 약 50만 장의 카드를 감정했지만 이 같은 문제는 없었다"며 "가품 확인 시 진품 시장 가격으로 매입하는 보상 정책을 운영하고 있으니 우려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BRG는 지난 23일 추가 공지를 통해 문제의 로직이 적용된 기간(8월 20일~10월 20일) 동안 그레이딩을 받은 카드 6668장 전체를 대상으로 전수 재검사를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재검수가 필요한 카드를 주문한 소비자에게는 개별 연락해 검수를 진행할 예정이다.
[컨슈머치 = 전향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