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가 넘치다 못해 공해처럼 느껴진다. 지금의 기자는 정보 전달을 넘어 정보의 '정확성'을 담보하는 데 더 큰 역할이 있다.
그러자면 무엇보다 한 글자, 한 글자 신중하게 사용해야 마땅하지만 현실은 오히려 반대다. 최근 현대자동차 대형 SUV '팰리세이드(PALISADE)' 관련 기사들을 접하며 이를 뼈저리게 느꼈다.
2018년 첫 출시된 팰리세이드는 현대차가 미국 캘리포니아 남부 해안의 절경인 '퍼시픽 팰리세이즈(Pacific Palisades)'에서 영감을 얻어 정한 이름이다. 발음 기호상 [pælɪˈseɪd]이며, 「외래어 표기법」에 따르면 영어 [æ] 발음은 'ㅐ'로 적는 것이 옳다.
문제는 현재 송출되고 있는 기사들이다.
‘팰’과 ‘펠’ 중 무엇이 맞는지 분별할 수 없을 만큼 많은 매체가 ‘펠리세이드’라고 오기하고 있다. 결국 필자는 제조사인 현대자동차의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정식 제품명을 다시 확인해야 했다.
팩트를 다루는 기자가 단 수 초의 시간을 할애하지 않아 제품의 정확한 명칭조차 쓰지 않는 것은 가벼운 실수가 아니다. 이는 변명의 여지 없는 게으름이다.
기자는 '의심하는 자'다. 내가 알고 있는 고유명사가 맞는지, 기업이 정한 브랜드의 이름이 무엇인지 끝까지 대조하는 것이 기본이다.
더 나아가 이는 기자 한 명의 잘못을 넘어 시스템의 문제이기도 하다. 쓰고 지우는 것, 혹은 일단 송출하고 수정하는 것이 용이한 온라인 뉴스 환경이 기자들의 최소한의 책무마저 무너뜨리고 있는 것은 아닐까.
과거 어느 때보다 개인이 정보를 얻는 채널이 다양해지는 요즘이다. 풍족하다 못해 넘쳐나는 정보 속에서 기자와 언론이 가질 수 있는 힘는 결국 ‘공신력’이다.
기사는 출처가 불분명하고 전달자가 책임지지 않는 쇼츠가 아니다. 기사는 자신의 이름을 걸고 매체의 역사를 기반으로 내놓는 ‘공신력’ 있는 기록이다.
그 어느 때보다 제품명 하나에도 신경을 써야 하는 때다. 나부터 경각심을 갖자고 스스로에게 매서운 다짐을 건네본다.
[컨슈머치 = 배유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