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의 1분기 실적을 두고 증권가에서는 유가 상승에 따른 재고 관련 이익과 정제마진 개선 효과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중동 전쟁 리스크에 따른 불확실성은 여전히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SK이노베이션의 1분기 매출은 24조2000억 원, 영업이익은 2조2000억 원으로 시장 컨센서스를 웃돌았다.

이충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컨센서스 상회의 주요 요인은 유가 상승에 따른 재고 관련 이익과 정제 마진 개선"이라며 "전사 재고 관련 이익은 1조 249억 원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이란 전쟁 관련 불확실성이 향후 실적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고 우려됐다.

그는 "1분기 재고 관련 이익은 유가 흐름에 따라 언제든 손실로 전환될 수 있다"며 "유가 불확실성과 높아진 정유 제품 가격은 구매 지연과 수요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북미·유럽 고객사의 전기차 경쟁력을 고려할 때 유가 상승에 따른 전기차 수요 확대가 SK온의 배터리 사업 실적 개선으로 직결되기도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

반면 SK이노베이션만의 차별화된 성장 동력도 주목됐다.

전유진 iM투자증권 연구원은 "에너지 가격 강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SK이노베이션은 호주 CB 가스전 상업가동 개시와 북미 ESS 신규 수주 확대 가능성 등을 바탕으로 올해 국내 정유사들과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AIDC 확대에 따른 온사이트 BTM 발전은 그동안 실적 및 재무구조 악화의 핵심으로 지목됐던 SK온에 ESS라는 새로운 성장축을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정유업황 자체에 대한 긍정적 전망도 제기됐다.

윤재성 하나증권 연구원은 "중동 대체 원유 공급망 확대 움직임과 UAE의 OPEC 탈퇴 등은 중장기적으로 중동 산유국의 가격 결정력 약화를 의미한다"며 "이는 한국 정유업체의 원가 조달 경쟁력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전쟁 이전보다 더 타이트해진 수급 상황을 감안하면 높은 정제마진이 유지될 가능성이 크고, 한국 정유사의 에너지 안보 측면 전략적 가치도 부각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용욱 한화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글로벌 정유 시장의 구조적 공급 부족에 주목했다.

그는 "글로벌 정유 산업은 전쟁 이전부터 타이트한 수급 균형을 형성해 왔으며 지정학적 이슈가 이를 더욱 심화시키고 있다"며 "SK이노베이션은 중동 원유 의존도를 50% 미만으로 낮추고 트레이딩 역량을 바탕으로 원유 수급 안정성을 확보했다"고 평가했다.

또 "전쟁 조기 종식 여부와 관계없이 중동 설비 차질에 따른 고마진 환경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며 "북미·호주 가스전과 베트남·중국·페루 광구 등 해외 자원개발 자산 가치 역시 재평가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컨슈머치 = 고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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