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당포에 반지를 맡기고 대출을 받은 한 소비자가 사전 통지 없이 반지가 처분됐다며 손해배상을 요구했다.
소비자 A씨는 한 전당포에 다이아몬드 반지를 담보로 맡기고 대출기간 1개월 조건으로 1200만 원을 빌렸다.
대출 만기일이 되자 전당포는 원금과 1개월분 이자를 함께 상환하라고 안내했다. 이에 A씨는 원금 상환 없이 이자만 납부해 대출을 연장해 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한 달 뒤 A씨가 담보물을 찾기 위해 전당포를 방문하자 사업자는 이미 해당 반지를 공매 처분했다고 전했다.
A씨는 계약서에 '1개월 초과 시 1일당 연체이자 부과' 내용이 명시돼 있어 연체이자만 납부하면 담보물을 되찾을 수 있는 것으로 이해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담보물 처분 전 채무자에게 사전 통지를 해야 함에도 별다른 안내 없이 임의로 처분해 물건을 회수할 수 없게 됐다며, 반지 구입 당시 금액 상당의 배상을 요구했다.
반면 전당포 측은 공매 처분 전 수차례 연락을 시도했지만 닿지 않았고, 계약서에도 '공매 처분 시 별도 연락은 하지 않는다', '미납 즉시 공매 처분' 등의 내용이 명시돼 있어 책임이 없다고 주장했다.

한국소비자원은 전당포 측의 잘못을 인정했다.
소비자원은 대출기간이 만료되면 채무자는 대출금을 전액 상환해야 하며, 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채권자는 담보물을 처분해 채권을 회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담보물 처분이 채무자에 대한 사전 통지 없이 이뤄질 경우 채무자는 담보물을 되찾을 기회를 잃고 예상치 못한 손해를 입을 수 있는 만큼, 처분 전 통지는 채무자 보호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절차라고 했다.
이에 따라 계약서상 '채무자에게 별도 통지 없이 즉시 공매 처분할 수 있다'는 조항은 소비자에게 부당하게 불리한 내용으로, 「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 제6조에 따라 무효라고 판단했다.
또한 A씨 계약은 담보물 처분을 통한 채무 변제 방식에 관한 별도 약정이 없는 유질계약에 해당한다고 봤다. 따라서 사업자는 담보물을 합리적이고 적정한 가격에 처분한 뒤 처분대금에서 대여금과 이자 등 피담보채무액을 공제한 잔여금을 채무자에게 반환해야 하며, 부당하게 낮은 가격으로 처분해 발생한 손해에 대해서도 배상 책임이 있다고 설명했다.
배상 범위와 관련해서는 사업자가 대출 연장 조건을 제시하면서도 담보물 매각 사실을 사전에 알리지 않은 점, 수차례 연락을 시도했다는 주장 외에 실제 통지 사실을 입증할 자료가 없는 점, 특정일까지 원금 일부와 이자를 입금하면 대출기간을 연장해 주겠다는 문자를 발송한 뒤 실제로는 기한 내 담보물을 매각한 점 등을 고려했다.
다만 A씨 역시 대출 만기 이후 계약 연장이나 채무 상환을 위한 적극적인 조치를 하지 않은 채 상당한 기간이 지난 뒤 전당포를 방문한 점을 감안해 사업자의 책임 비율을 80%로 정했다.
소비자원은 A씨 다이아몬드 반지의 적정 처분가격을 약 1650만 원으로 판단했으나 실제 처분가는 1400만 원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사업자는 실제 처분대금에서 대여원금과 이자를 공제한 잔여금을 반환하고, 적정 처분가격과 실제 처분가격의 차액 250만 원 중 책임 비율 80%를 반영한 200만 원을 손해배상금으로 추가 지급해야 한다고 결정했다.
[컨슈머치 = 전향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