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 받은 두 고양이에게 여러가지 병이 나타났고 그 중 한마리는 폐사됐지만, 사업자는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
소비자 A씨는 고양이 분양 사업자로부터 러시안블루(암컷)와 스코티쉬폴드(암컷)를 분양받기로 계약하고 150만 원을 지급했다. 계약 당일 먼저 러시안블루 고양이를 인도받았다.
다음날 러시안블루의 귀 안에 검은 먼지 뭉치가 쌓여 있고 여러 군데 털이 빠진 것을 발견한 A씨는 자택 인근에 있는 동물병원에서 방문했고, 귀진드기 및 전신 곰팡이성 피부염을 진단 받았다.
A씨는 사업자에게 이를 알린 후 사업자 매장으로 고양이를 데리고 갔지만, 사업자는 면봉과 세정제로 진드기를 제거하고 약을 제공할 뿐 다른 조치는 취하지 않았다.
이틀 뒤 인도받은 스코티쉬폴드 고양이에게도 설사 증세가 나타났고, 협력병원에서 치료를 받으라는 사업자의 안내에 따라 협력병원을 방문했다.
하지만 협력병원 측은 분양업자를 통해 진료하는 경우, 진료비 1만5000원 이하의 처치만 가능하다며 간단한 검진을 하고 주사 처방만 했다.
A씨는 자택 인근 동물병원에서 두 고양이의 치료를 진행했고, 스코티쉬폴드는 치료를 받던 중 폐사, 러시안블루는 약 3개월간 치료 후 완치됐다.
A씨는 "두 고양이는 분양받은 날부터 질병 증상을 보였고, 사업자의 안내에 따라 협력병원에서 치료받으려고 했으나 그곳에서 치료를 거부해 어쩔 수 없이 타 동물병원에서 진료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치료 과정에서 스코티쉬폴드가 폐사했으므로 구입대금 110만 원과 두 고양이 진료비 60만2400원을 배상하라"고 말했다.
반면에 분양업자는 A씨의 관리 소홀로 고양이들에게 병이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A씨에게 고양이들을 인도하면 치료해 주겠다고 했으나 A씨가 거절했으며 협력병원 치료를 안내했음에도 A씨가 임의로 자택 인근 동물병원에서 진료받아 과다한 진료비가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A씨에게 스코티쉬폴드 폐사 사실을 확인해달라고 했으나 A씨가 이에 응하지 않았다며 A씨 요구를 수용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국소비자원은 사업자의 과실을 인정하고 A씨에게 배상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소비자분쟁해결기준」에서는 구입 후 15일 이내 분양받은 동물이 폐사한 경우 사업자는 소비자에게 동종의 동물로 교환해 주거나 구입대금을 환급하되, 소비자의 중대한 과실로 피해가 발생한 경우에는 배상을 요구할 수 없다고 정하고 있다.
위 기준은 분양 당시부터 질병 요인을 가지고 있었음에도 잠복기간이 있어 당시에는 발병하지 않았다가 구입 후에야 발병해 폐사했을 가능성이 높은 점을 감안해 분양일로부터 15일을 기준으로 분양받은 동물의 품질이나 건강 상태가 통상적으로 기대되는 수준을 갖췄는지 여부를 판단하고 있다.
소비자가 분양받은 동물이 15일 이내에 폐사한 사실을 증명하면, 사업자는 소비자의 잘못으로 인해 폐사했다는 것을 증명하지 못하는 이상 민법상 하자담보책임을 진다.
A씨 경우, 수의사가 발급한 진단서에 의하면 스코티쉬폴드가 기생충성 장염, 세균성 장염으로 설사 증세를 보여 치료를 받다가 분양일로부터 15일 이내에 폐사한 사실이 확인된다.
사업자는 분양 초기에 스코티쉬폴드를 격리해 환경에 적응시켰어야 함에도 A씨가 이를 이행하지 않는 등 부주의하게 관리해 고양이가 폐사했다고 주장하나 그것만으로는 A씨에게 중대한 과실이 있다고 보기에 부족하다.
스코티쉬폴드는 분양 당시부터 있었던 하자로 폐사했으므로, 사업자는 A씨에게 스코티쉬폴드 분양대금을 환급해야 한다.
한편, 사업자는 분양계약서에 '사업자 동의 없이 타 병원에서 진료받은 경우에는 책임지지 않는다'고 명시했으므로 A씨가 타 동물병원에서 진료받고 지출한 진료비를 배상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A씨는 러시안블루와 스코티쉬폴드 발병 즉시 사업자에게 고지한 점, ▲A씨가 러시안블루를 사업자에게 데려가자 사업자는 간단하게 처치하고 조제약을 지급하는 것 외에 다른 조치를 하지 않은 점, ▲협력병원 수의사와의 통화녹취에 의하면 협력병원에서 진료비 과다 발생을 이유로 이를 거부한 사실 등을 종합하면 A씨가 다른 동물병원에서 진료를 받을 만한 정당한 사유가 있었다고 판단된다.
따라서 사업자는 A씨에게 스코티쉬폴드 대금과 두 고양이 진료비 전액을 배상해야 한다.
[컨슈머치 = 이용석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