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병원 진료비와 진료 과정에 대한 소비자 불신이 여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소비자연맹(회장 강정화)이 지난 2023년부터 2025년까지 1372소비자상담센터에 접수된 동물병원 관련 상담 576건을 분석했다.

진료비 게시 제도 시행 이후에도 의료행위 관련 피해가 전체의 53.8%, 진료비 관련 피해가 33.3%를 차지하는 등 분쟁이 반복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진료 전 설명 부족과 비용 사전미고지 피해는 오히려 증가 추세를 보여, 동물병원 진료 과정 전반의 투명성 강화와 제도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반려견, 동물병원 (출처=PIXABAY)
반려견, 동물병원 (출처=PIXABAY)

소비자가 동물병원에 내원한 사유를 살펴보면, 심장사상충·예방접종·치과진료 등의 ‘정기검진’ 과 혈액검사·X-RAY 촬영 등 ‘검사’ 항목이 상대적으로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골절, 중대질병, 염증성 질환 등 비교적 전문적인 진료영역에서도 상담이 꾸준히 접수되고 있다.

피해 유형별로는 치료부작용·오진·치료품질불만 등 의료 행위 관련 피해가 전체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그 중 치료부작용이 가장 많았으며, 특히 오진 피해는 최근 다시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다.

진료비 관련 피해 역시 전체의 1/3이상을 차지했는데, 진료비 과다 청구가 가장 많았고 과잉진료와 사전 미고지 피해가 뒤를 이었다. 특히 진료비에 대한 사전 미고지 소비자 불만은 2023년 이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한국소비자연맹은 동물병원 진료비 게시 및 공시제가 시작된 2023년부터 농림축산식품부, 대한수의사회와 함께 동물병원을 대상으로 진료비 의무 게시 항목에 대한 비용을 조사하고 지역별 최저·최고·평균·중간 값에 대해 동물병원 진료비 조사·공개시스템에 공개하고 있다.

2025년에는 전국 동물병원 3950개소를 대상으로 진료비 의무 게시 항목 20종의 비용을 조사한 결과, 주요 진료 항목 전반에서 여전히 병원 간 진료비 편차가 확인됐다.

시도별 진료비의 최저·최고가를 비교한 결과, 상담료의 경우 최저 1000원에서 최대 11만 원으로 비용 격차가 가장 컸으며, 초진료는 지역별로 1000원에서 6만1000원으로 최대 61배 차이를 보였다. 입원비(개) 또한 최저 1만 원에서 최고 20만 원으로 20배, 심장사상충 예방약 등 투약조제비 또한 지역별로 최저 1000원에서 최대 9만 원까지 격차가 나타났다.

특히 소비자 피해가 다수 접수된 검사항목에서도 비용차이가 두드러졌다.

혈액검사의 경우 최저 1만 원에서 최고 15만 원으로 최대 15배의 격차를 보였으며, 초음파 촬영 등 영상검사는 최저 1만 원에서 최고 32만5000원까지 최대 32.5배에 달하는 차이가 나타났다.

한국소비자연맹은 “현행 동물병원 진료비 게시 제도가 ‘알려주는 제도’에 그칠 뿐, 소비자를 보호하는 제도로는 충분히 작동하지 않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이어 “진료비를 게시해 놓았더라도, 실제 진료 과정에서 검사·처치·약물 투여가 어떻게 추가되고 비용이 어떻게 산정되는지에 대한 사전 설명과 동의가 없다면 소비자는 여전히 ‘깜깜이 진료’에 놓일 수밖에 없다”면서 “특히 사전미고지, 오진, 검사비 분쟁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는 점은 동물병원 진료가 더 이상 단순한 소비자불만 차원이 아니라, 제도적 관리가 필요한 소비자 보호 영역임을 분명히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한국소비자연맹은 “농림축산식품부에 ‘진료 전 설명·동의 의무’와 ‘검사·처치별 비용 산정 기준’을 명확히 해 진료기록 제공을 소비자의 권리로 보장하고, 분쟁 발생 시 이를 활용할 수 있도록 표준화된 기록 체계 마련을 요청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컨슈머치 = 이용석 기자]

저작권자 © 컨슈머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