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닭 도축업체가 재고를 소진하기 위해 냉장육을 냉동육으로 전환하면서 제품 표시를 바꾼 사실이 드러나자, 소비자가 이를 허위표시라며 문제를 제기했다.
닭 도축업체인 A사는 도축한 닭을 포장한 뒤 냉장 상태로 보관해오다, 명절을 앞두고 재고 물량을 빠르게 처분하기 위해 B사에 정상가의 절반 가격으로 냉장육을 판매했다.
이 과정에서 B사는 제품을 냉동육 형태로 공급해 달라고 요청했고, A사는 B사의 냉동창고로 제품을 옮겨 냉동 처리한 후, 직원들에게 포장지의 기존 ‘제품명 닭고기(신선육), 유통기한 10일’ 표시 위에 ‘제품명 닭고기(신선육), 유통기한 24개월’이라고 적힌 스티커를 덧붙이도록 지시했다.
이후 해당 제품을 구매한 한 소비자는 포장지에 스티커가 이중으로 부착된 점을 확인하고 제품 상태에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냉장육을 냉동육으로 바꾼 뒤 유통기한을 임의로 변경한 것은 허위표시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이 같은 냉장육의 냉동 전환은 정상적인 냉동육 생산 과정으로 볼 수 없다.
‘신선육’이라는 제품명 자체는 ‘냉장육’인 닭 식육의 사실과 일치해 허위표시로 보기 어렵지만, 냉동육을 전제로 한 ‘유통기한 24개월’ 표시는 ‘냉장육’인 닭 식육의 사실과 달라 허위표시에 해당한다.
「축산물 위생관리법」 및 시행규칙은 포장에 제품의 명칭, 제조방법, 품질·영양표시, 제조연월일, 유통기한 등을 사실과 다르게 표시하거나 광고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이를 위반한 경우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식품위생법」상 닭 식육도 ‘식품’에 포함되며, 「식품의 기준 및 규격」에 따르면 냉동제품을 해동해 냉장 또는 실온 제품으로 유통하거나, 반대로 냉장제품을 냉동해 냉동제품으로 유통하는 행위는 원칙적으로 금지된다.
다만, 「축산물 위생관리법」 및 시행규칙은 축산물가공업자 또는 식육포장처리업자가 냉장제품을 냉동제품으로 전환하려는 경우 ‘전환 품목명, 중량, 보관방법, 유통기한, 냉동 시설 소재지, 전환 일자’ 등을 사전에 관할 시·도지사에게 보고하고, 정해진 절차와 기준을 지켜야 함을 명시하고 있다.
이에 대법원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도축업체가 이미 냉장육으로 제조·포장해 판매 가능한 상태의 제품을 다시 냉동해 유통기한을 변경 표시하는 것은 법에서 금지된 행위라고 판단했다.
[컨슈머치 = 전정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