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행수입 가품 논란이 반복되면서 '서류만 믿는' 유통 구조의 한계가 드러나고 있다.

최근 한 유튜버는 엔터식스 강변점 스포츠대전 행사에서 판매 중인 HOKA(호카) 제품이 가품이라고 주장했다.

해당 유튜버는 호카 인기 모델인 본디, 클리프톤 등을 반값 수준인 10만 원대에 판매하는 것은 상식적이지 않다며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내부 라벨을 지목하며 "정품은 색상마다 고유한 모델 코드가 부여되지만, 해당 제품들은 색상이 달라도 모델 코드가 동일해 가품일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제품을 판매하고 있는 입점업체 측은 가품 의혹을 강력히 부인했다.

입점업체 관계자는 "해당 제품은 중국 내 라이선스를 보유한 정식 중국 생산 제품으로, 실제 제품 박스에도 중국어 표기가 돼 있다"며 "병행수입 상품으로, 판매 행사장에도 안내돼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경찰 측의 조사에도 응한 바 있고, 수입 관련 서류도 문제 없이 보유하고 있다며 제품에는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다.

오는 5월 9일까지 진행되는 엔터식스 강변점 스포츠 인기상품 특가전 포스터. 해당 유튜버는 행사에서 판매되는 호카 제품이 가품이라고 주장했다. (출처=엔터식스 홈페이지)
오는 5월 9일까지 진행되는 엔터식스 강변점 스포츠 인기상품 특가전 포스터. 해당 유튜버는 행사에서 판매되는 호카 제품이 가품이라고 주장했다. (출처=엔터식스 홈페이지)

■‘100% 정품’ 안내에도 반복되는 가품 논란

병행수입 상품은 통상 '정식 통관을 거친 100% 정품' 등으로 안내된다.

그러나 통관에는 문제가 없었을지언정, 이 상품은 해당 브랜드의 공식 수입원을 통해 유통되는 제품이 아니다. 때문에 국내에서 AS는 받을 수 없다.

문제는 병행수입 상품의 가품 의혹이 끊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최근 병행수입 상품이 가품으로 밝혀지기도 했다.

지난해 1월 이마트 트레이더스에 입점한 업체가 판매한 스투시 제품이 가품으로 확인됐다. 이마트는 즉시 판매를 중단하고 전액 환불 조치한 바 있다.

병행수입 제품을 판매하는 업체는 이마트, 엔터식스 등 대형 유통사들로부터 공간을 임대해 해당 제품을 판매한다.

이 때 대형 유통사들은 개별 상품의 정품 여부를 직접 검수하기 보다, 입점업체가 제출한 서류를 바탕으로 판단한다.

한 쇼핑몰 관계자는 "수입 인증서 등을 바탕으로 상품의 문제 여부를 판단하고 있다"면서 "서류 자체가 조작되거나, 가품이 섞여 있다면 이를 사전에 완전히 걸러내는 데에는 현실적인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병행수입 가품, 법적 책임은?

소비자는 병행수입 제품을 구입하면서, 대형 유통사에 대한 신뢰에 기대 구입을 결정하지만 유통 구조를 보면, 대형 유통사는 장소만 대여했을 뿐이다. 

때문에 제품이 가품이라면, 그 책임도 제품을 판매한 입점업체가 지게 된다.   

한 쇼핑몰 관계자는 "가품으로 판별될 경우 판매업체가 소비자에게 충분한 보상을 제공해야 한다"며 "업체가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을 경우 입점 제한이나 정산 제재 등 내부적으로 강한 패널티를 부과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소비자원은 제품이 가품이라면「민법」상 하자담보책임이나 채무불이행 책임의 범주에서 판단할 수 있다고 봤다.

즉 소비자가 정품이라는 설명을 믿고 계약을 체결했는데 실제 가품이었다면, 이는 계약 내용과 다른 '하자'가 있는 것으로 볼 수 있어 판매자가 책임을 져야한다는 것이다.

소비자원 관계자는 "정품이라고 안내하고 가품을 판매한 것이라면 판매자가 계약 상 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것으로 볼 수 있다"며 "유통업체까지 책임을 물을 수 있는지는 계약 체결 내용을 따져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품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소비자가 별도로 검수 비용을 지출했다면, 그 비용 역시 손해배상 청구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컨슈머치 = 배유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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