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빙된 도로에서 미끄러져 사고가 났다면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을까.
소비자 A씨는 야간에 승용차를 정상속도로 주행하다가 강설로 인한 결빙구간에서 차량이 미끄러져 파손되는 피해를 입었다.
해당 도로를 설치·관리하는 기관은 제설작업을 하거나 제설제를 살포하는 등의 조치를 하지 않았고, 결빙구간의 위험표시도 하지 않았다.
A씨는 해당 기관에 손해배상을 요구했다.

대한법률구조공단은 A씨는 손해배상을 청구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민법」 제758조 제1항에 따르면, 공작물의 설치 또는 보존의 하자로 인해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때에는 공작물점유자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다만 점유자가 손해의 방지에 필요한 주의를 게을리 하지 않은 때에는 그 소유자가 손해를 배상한다.
「국가배상법」 제5조 제1항에서 도로·하천, 그 밖의 공공의 영조물의 설치나 관리에 하자가 있어 타인에게 손해를 발생하게 했을 때에는 국가나 지방자치단체는 그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판례에 따르면, ‘영조물설치 또는 관리의 하자’란 공공의 목적에 공여된 영조물이 그 용도에 따라 통상 갖춰야 할 안전성을 갖추지 못한 상태를 말한다.
영조물의 설치 및 관리에 있어서 항상 완전무결한 상태를 유지할 정도의 고도의 안전성을 갖추지 않았다고 해 영조물의 설치 또는 관리에 하자가 있다고 단정할 순 없다.
특히 강설은 자연현상으로서 도로교통의 안전을 해치는 위험정도나 그 시기를 예측하기 어렵고, 통상 광범위한 지역에 걸쳐 일시에 나타나고 일정한 시간을 경과하면 소멸되는 일과성을 띠는 경우가 많다.
이로 인해 발생되는 도로상 위험에 대처하기 위한 완벽한 방법으로 도로자체에 융설설비를 갖추는 것은 현대의 과학기술의 수준이나 재정사정에 비춰 사실상 불가하다.
또한 일반 보통의 도로까지 도로관리자에게 도로통행상의 위험을 즉시 배제해 안전성을 확보하도록 관리의무를 부과하는 것은 도로의 안전성의 성질에 비춰 적당하지 않다.
오히려 도로통행의 안전성은 도로를 이용하는 통행자 개개인의 책임으로 확보해야 한다.
이와 비슷한 사건에서 대법원은 "기상적 요인과 지리적 요인, 이에 따른 도로의 상대적 안전성을 고려하면 겨울철 산간지역에 위치한 도로에 강설로 생긴 빙판을 그대로 방치하고 도로상황에 대한 경고나 위험표지판을 설치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도로관리상의 하자가 있다고 볼 수 없다"고 판결했다.
[컨슈머치 = 고준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