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 법조인, 유명 인플루언서 등의 개인정보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유료 사이트. 만약 해당 정보가 본인의 동의 없이 판매되고 있다면 이는 위법일까.

국립대학교 교수 A씨는 자신의 사진과 성명, 학력·경력 등이 수록된 개인정보가 유료로 제공되는 사이트를 발견하고 문제를 제기했다.

A씨는 “개인정보를 동의 없이 판매한 행위는 개인정보자기결정권을 침해한다”며 사이트 운영자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해당 사이트에는 대학교 교수와 법조인 등은 물론 유명 인플루언서에 이르기까지 사진, 성명, 성별, 출생연도, 직업, 학력, 경력 등이 정리돼 있었고, 이용자는 일정 금액을 지불해야 이를 열람할 수 있었다.

이에 대해 사이트 운영자는 A씨의 정보가 대학 홈페이지와 교수요람 등 이미 공개된 내용에 불과하다고 반박했다. 특히 교수의 학력과 경력은 공공성이 있는 개인정보에 해당해 이를 한데 모아 제공했다는 이유만으로 손해배상을 요구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신분증, 개인정보 (출처=PIXABAY)
신분증, 개인정보 (출처=PIXABAY)

대법원은 사이트 운영자의 손을 들어줬다. 이미 정보주체의 의사에 따라 외부에 공개된 개인정보를 유료로 제공했다는 사정만으로는 이를 위법하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해당 개인정보는 정보주체의 의사에 따라 국민 누구나 접근할 수 있는 국립대학교 홈페이지나 교수요람 등에 이미 공개된 정보”라며 “그 내용은 민감정보나 고유식별정보에 해당하지 않고, 대체로 교수라는 공적 존재의 직업적 정보”라고 밝혔다.

또한 교수의 학력과 경력 정보에 대해 “연구용역을 의뢰하려는 개인이나 단체, 대학 진학을 고려하는 수험생과 학부모 등이 최소한으로 제공받아야 할 공공성 있는 개인정보이며 해당 사이트가 제공한 정보 역시 기존에 공개된 내용과 다르지 않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영리 목적으로 개인정보를 수집해 제3자에게 제공했다 하더라도 이를 통해 얻는 법적 이익이 정보처리를 막아 보호되는 정보주체의 인격적 법익보다 우월하다고 볼 수 있다며, 개인정보자기결정권을 침해하는 위법한 행위로 평가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컨슈머치 = 전향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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