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 인구 및 난청·이명 환자가 늘면서 보청기 수요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그만큼 보청기 구매 및 사용 과정에서 지속적으로 소비자 피해가 발생하고 있어 한국소비자연맹(회장 강정화)이 조사에 나섰다.
지난 2025년 한 해 동안 1372소비자상담센터에 접수된 보청기 관련 상담 351건을 분석한 결과, 상당수가 제품 문제가 아닌 구매과정과 판매방식에서 비롯된 구조적인 문제였다고 소비자연맹은 설명했다.
가장 많은 피해 유형은 ‘보청기가 귀에 맞지 않거나 소리가 제대로 들리지 않는 문제’(34.5%)로 나타났다.
소비자연맹은 단순한 기기 결함보다는 사용자의 청력 특성에 맞는 제품 선정과 정밀한 피팅(조절), 충분한 착용 적응 과정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했다.
상담 유형 중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한 것은 ‘보청기가 귀에 맞지 않거나 소리가 제대로 들리지 않는 문제’(34.5%)이었으며, 이어 ‘잦은 고장 및 AS분쟁’(20.2%), ‘맞춤 제작을 이유로 한 환불 거부’(10.3%), ‘무료 체험 후 반품 거부’(7.4%), ‘계약 관련 분쟁’(6.8%), ‘고령자 대상 설명 부족 및 중요 사항 미고지’(5.4%) 순으로 나타났다.

상담 사례를 보면 보청기 판매 과정에서 다음과 같은 문제가 반복적으로 나타났다.
▲무료체험 권유한 뒤 반품 지연·거부 ▲맞춤 제작에 들어갔다며 환불 거부 ▲할인 조건을 내세워 환불 금지 또는 위약금 부과 ▲계약 내용에 대한 충분한 설명 없이 구매 유도 등이다.
특히 이러한 분쟁은 고령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방문판매나 상담 과정에서 발생하는 경우가 많았다.
보청기는 청각장애 등록자에 한해 건강보험 급여 지원을 받을 수 있는 의료보조기기다.
보청기 급여를 받기 위해서는 ▲병원 방문 ▲청력 검사 ▲청각장애 등록 등의 절차가 필요하다.
그러나 일부 소비자는 이러한 절차를 충분히 안내받지 못한 채 판매자의 권유로 먼저 보청기를 구매했다가 보험급여를 받지 못하는 피해를 겪는 사례도 확인됐다.
한국소비자연맹은 "보청기는 개인의 청력 상태에 맞춰 반복적인 조절이 필요한 제품인 만큼 의무적 피팅 기준과 사후관리 가이드라인 마련이 필요하다"면서 "무료체험 조건, 맞춤 제작 여부, 환불 및 계약 해지 조건 등 주요 계약 사항에 대해 명확한 설명 의무를 제도화하고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와 더불어 "방문판매 및 상담 과정에서 고령 소비자의 이해 부족을 이용한 판매 행위를 방지하기 위해 고령자 대상 보청기 판매 절차 관리 및 소비자 보호 장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국소비자연맹은 공정거래위원회와 보건복지부에 ▲보청기 피팅(조절) 기준 및 사후관리 가이드라인 마련 ▲보청기 판매 시 설명의무 강화 ▲고령자 대상 보청기 판매 관리 강화 등 세 가지의 제도개선을 요구할 예정이다.
한국소비자연맹은 소비자에게 보청기 구매 전에 반드시 병원 진단과 청력검사를 통해 급여 대상 여부를 확인하고, 보청기 구매 시 무료체험 기간 및 반품 조건, 맞춤 제작 전 취소 가능 여부, 할인 조건에 따른 환불 제한 여부, 계약 내용의 서면 명시 여부 등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