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장소, 교통 통제 등 승인 후 모집이 원칙"
공정거래위원회 "미정 상태 모집, 법 위반 아냐"
러닝 인구가 급증하면서 국내 마라톤 대회도 최근 몇 년 새 크게 늘었다.
일반적으로 소비자들은 대회 일정, 코스, 기념품, 참가 비용 등 고려해 참가할 대회를 선택하게 된다.
그런데 최근 들어 코스와 기념품 등을 '추후 공개' 또는 '미정'으로 안내한 채 신청을 받고, 결제까지 이뤄지는 대회가 늘고 있다.
최근 빠른 시간에 접수 매진된 MBN서울마라톤도 "상세 코스는 추후 공개"라고 안내돼 있었다.
참가자 입장에서는 10만 원 참가비(하프 코스 기준)를 결제하는 시점에도 코스와 기념품 등 주요 정보를 모두 확인할 수 없다는 점에 의문을 제기하기도 한다.
그렇다면 코스 등이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참가자를 모집하는 것은 문제가 없을까.

■서울시 "승인 후 모집이 원칙"
서울특별시 관광체육국 체육진흥과는 원칙적으로 마라톤 대회는 코스와 운영 계획을 확정하고, 행사 장소 사용 승인을 받은 뒤 참가자를 모집하는 것이 정상적인 절차라고 설명했다.
체육진흥과 관계자는 "도심 마라톤은 장소 사용 승인과 교통 통제 협의가 대회 개최 여부와 직결된다"며 "최종 승인이 나기까지 기다리기 어렵다는 이유로 참가자를 먼저 모집하는 경우가 있지만, 원칙적으로는 승인을 받은 뒤 모집하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마라톤 대회는 별도의 개최 허가를 받는 방식이 아니라, 도로나 공원 등 행사 장소를 사용하기 위한 행정기관의 승인을 거쳐 진행된다.
승인을 받지 못하면 대회를 개최할 수 없다. 실제로 참가자를 모집한 이후 행정 절차를 마무리하지 못해 개최가 무산된 사례도 있다.
지난 5월 개최 예정이었던 '서울 한강 울트라 마라톤'은 행사 장소 사용 승인 등 사전 행정 절차를 거치지 않아 대회 전날 취소됐다. 6월 개최 예정이었던 '북한강 울트라 마라톤' 역시 코스 협의와 행정 승인을 확보하지 못하면서 개최 열흘 전 취소됐다.
■공정위 "코스 미정 모집만으로는 법 위반 아냐"
공정거래위원회는 코스가 미정인 상태에서 참가자를 모집하는 것만으로는 이를 위법하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공정거래위원회 소비자정책국 관계자는 "「전자상거래법」이나 상품정보제공고시에는 마라톤 대회와 관련한 별도의 정보 제공 기준은 없다"며 "코스를 공개하지 않았다는 사실만으로 곧바로 법적 문제가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다만 사업자가 허위·과장 광고를 하거나 소비자를 기만한 경우에는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코스가 지자체와의 협의로 아직 확정되지 않았고, 이를 '미정'이라고 사전에 안내했다면 소비자를 기만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며 "코스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소비자라면 '미정'이라는 사실을 고려해 참가 여부를 스스로 판단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코스를 끝까지 공개하지 않으면서 환불을 허용하지 않는다면 문제가 될 수 있다"며 "구체적인 사실관계에 따라 판단이 달라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컨슈머치 = 전정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