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소비자가 경추 수술 후 증상이 호전되지 않았고 이후 합병증으로 사망하자 유족이 병원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요구했다.
80대 소비자 A씨는 팔과 손의 근력 저하로 병원을 찾았다. 경추 MRI 검사 결과 경추 3~5번 사이 척추관협착증이 확인돼 추간판 제거술과 전방고정술(1차 수술)을 받았다.
하지만 수술 후 경추 사이에 삽입한 고정물이 앞으로 밀려나는 문제가 발생했고, 결국 재고정술(2차 수술)을 받게 됐다.
이후에도 팔과 손의 근력 저하 등 증상은 호전되지 않았다. 경과를 지켜보던 중 위장 관련 합병증이 발생해 다른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지만 상태가 악화됐고, 결국 호흡부전과 심정지로 사망했다.
A씨 유족은 "고령으로 전신 상태가 좋지 않은 환자에게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수술을 충분한 설명 없이 시행했다"며 "수술 과정의 문제로 고정물이 이탈해 추가 수술까지 받았고, 두 차례 수술로 상태가 악화돼 사망에 이르렀다"고 주장하며 병원 측에 손해배상을 요구했다.
반면 병원 측은 "경추 신경 압박으로 인해 상지 저림과 근력 저하가 발생했고, A씨는 수술 외에는 적절한 치료 방법이 없었다"며 "고령인 점을 고려해 수술 효과와 위험성을 충분히 설명한 뒤 동의를 받아 진행했다"고 반박했다.
또한 고정물이 앞으로 밀려난 것은 A씨가 기존에 앓고 있던 골다공증 때문이며, 수술과 무관한 질환으로 사망한 만큼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한국소비자원은 병원 측의 수술 과정상 과실과 설명 의무 위반이 일부 인정된다며 병원 측 책임을 40%로 판단했다.
전문위원은 수술 전 MRI에서 경추 부위의 척수가 심하게 눌린 상태였고, 해당 부위는 호흡 기능과 연관돼 있어 수술적 치료가 필요했던 것으로 보인다며 수술 자체가 불필요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다만 고령에 따른 골다공증 가능성이 있더라도 수술 과정에서 추가적인 뼈 이식이나 골시멘트 보강, 수술 후 보조기 착용 등 고정력을 높이기 위한 조치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아 수술 7일 만에 고정물이 앞으로 이동한 것으로 보인다며 병원 측의 책임을 인정했다.
또한 A씨가 겪은 합병증은 기존 위암 수술 이후 발생할 수 있는 것으로 봤으며, 사망진단서에도 직접 사인이 진행성 위암으로 기재된 점을 들어 경추 수술과 사망 사이의 직접적인 인과관계는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특히 수술 후에도 신경 증상이 남을 가능성에 대해 환자의 나이와 기존 질환 등을 고려해 충분한 설명이 필요했지만, 진료기록과 수술동의서만으로는 해당 설명이 이뤄졌다고 보기 어렵다며 병원 측의 설명 의무 위반도 인정했다.
다만 A씨의 고령과 골다공증 가능성, 경추 수술의 높은 난이도 등을 고려해 병원 측 책임은 40%로 제한했다.
이에 따라 한국소비자원은 병원이 A씨 유족에게 병원 진료비의 40%와 위자료 200만 원을 지급하도록 결정했다.
[컨슈머치 = 이용석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