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소비자가 척추 수술 후 인공디스크 이탈로 신경이 손상돼 하지마비 장해가 발생했다며 병원에 손해배상을 요구했다.

소비자 A씨는 추간판탈출증 진단에 따라 추간판절제술(1차 수술)을 받았다. 이후 약 1년 뒤 수술 부위의 추간판탈출증이 재발해 추간판을 제거하고 인공디스크를 삽입하는 2차 수술을 받았다.

그러나 2차 수술 후 삽입한 인공디스크가 이탈해 신경을 압박했고, 이를 제거한 뒤 새로운 인공디스크를 삽입하고 나사못으로 고정하는 3차 수술까지 시행했다. 현재 A씨는 하지마비로 거동이 어려운 상태다.

A씨는 “1차 수술 전에는 보행이 가능했지만 수술 이후 문제가 발생해 2차·3차 수술까지 받게 됐고, 결국 하지마비 장해가 남았다”며 손해배상을 요구했다.

반면 병원 측은 1차 수술 후 증상이 호전된 만큼 수술 과정에 문제가 없었다고 반박했다. 추간판 재발과 인공디스크(케이지) 이탈은 A씨의 기존 척추 수술 이력과 척추 상태 때문이며, 의료진은 각 시점에 맞는 적절한 치료를 시행했다는 입장이다.

또한 수술 전부터 신경 손상이 진행된 상태였고, 추간판탈출 부위가 척수원추 부위로 심한 압박이 있었던 만큼 수술 후 회복이 제한됐다고 주장했다.

휠체어, 마비, 다리 (출처=PIXABAY)
휠체어, 마비, 다리 (출처=PIXABAY)

한국소비자원은 1차 수술 과정의 과실은 인정하기 어렵지만, 2차 수술 이후 발생한 문제에 대해서는 병원의 책임이 있다고 판단했다.

소비자원은 1차 수술 전 A씨가 양측 하지 방사통과 감각 저하, 양측 족관절 근력 저하, 배뇨 이상 증상을 보였고, 영상 검사에서 제12흉추-제1요추 부위 추간판탈출로 척수가 압박된 상태를 확인해 수술을 시행한 점을 고려했다.

또 1차 수술 후 양하지 저림과 근력이 호전됐고, 수술 후 영상에서도 추간판 제거가 확인된 점, 2차 수술은 기존 좌측 탈출이 아닌 우측 추간판탈출로 시행된 점 등을 종합해 1차 수술 과정에 문제가 있었다는 A씨의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다만 2차 수술 이후 의료진의 대응에는 문제가 있다고 판단했다.

소비자원은 2차 수술 후 방사선 검사에서 척추체에 삽입한 케이지 이탈이 의심됐음에도 보조기 착용 등 필요한 조치를 하지 않았고, 이후 케이지가 척추관 방향으로 이동하면서 다리에 힘이 빠지고 허리 통증이 심해지는 등 신경학적 증상이 나타났는데도 신속한 정밀검사와 감압 수술을 시행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특히 척추 신경이 압박된 경우 조기 감압 수술 여부가 예후에 영향을 미치는데도 3차 수술까지 약 2주가 소요됐고, 이 과정에서 신경 손상이 악화돼 하지마비 장해로 이어진 것으로 봤다.

이에 따라 소비자원은 "2차 수술 후 케이지 이탈은 수술 과정의 문제로 발생했고, 이에 대한 감압 수술 지연도 하지마비 발생과 관련이 있다"며 병원 측이 A씨의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판단했다.

다만 A씨가 1차 수술 전부터 척수 압박에 따른 신경 손상 소견이 있었고, 기존 척추 수술 이력과 전반적인 척추 상태도 장해 발생 및 악화에 일부 영향을 미친 점을 고려해 병원의 책임 범위는 40%로 제한됐다.

병원은 A씨에게 2차 수술 이후 발생한 진료비와 3차 수술 입원 기간 중 개호비, 타 병원 진료비·약제비 등을 합산한 금액의 40%를 배상해야 한다. 위자료는 사건 경위와 추가 장해 정도, A씨의 나이 등을 종합해 1000만 원으로 산정됐다.

[컨슈머치 = 이용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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