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소비자가 고가의 비급여 신경성형술 후 증상이 악화돼 수술까지 받게 됐다며 손해배상을 요구했지만, 병원 측은 적절한 진료였다고 반박했다.
소비자 A씨는 6~7년 전부터 왼쪽 다리 통증과 보행 장애 증상으로 통증 주사와 물리치료 등 보존적 치료를 받아왔다. 이후 허리와 왼쪽 다리 통증을 호소하며 한 병원을 찾았고, 검사 결과 척추관협착증과 신경 압박 소견이 확인돼 경막외강 신경감압성형술(신경성형술)을 받은 뒤 다음 날 퇴원했다.
시술 전 작성된 동의서에는 신경성형술의 필요성과 방법, 장점 및 한계 등이 기재돼 있었으며, 시술 효과에 개인차가 있을 수 있고 경과에 따라 수술이 필요할 수 있다는 내용도 포함돼 있었다.
그러나 A씨는 시술 후에도 통증이 지속됐고, 신경차단술 등 보존적 치료를 받았음에도 증상은 오히려 악화됐다고 주장했다. 이후 다른 병원에서 허리디스크 제거술과 척추 유합술을 받은 뒤 상태가 호전됐다.
A씨는 병원 측이 "시술 한 번이면 증상이 호전된다"고 설명해 고가의 비급여 시술을 받았지만 효과는 없었고 오히려 일상생활이 어려울 정도로 상태가 악화돼 결국 수술까지 받게 됐다며 손해배상을 요구했다.
반면 병원 측은 진단과 치료 계획, 시술 과정 모두 적절하게 이뤄졌으며, 이후 수술은 기존 질환이 악화된 결과일 뿐 시술과는 관련이 없다고 주장했다.

한국소비자원은 병원 의료진이 보존적 치료의 일환으로 신경성형술을 시행한 것은 당시 환자의 상태와 의료 수준 등을 고려할 때 적절한 판단이었다고 봤다.
A씨에게 응급수술이 필요한 특별한 사정이 있었다고 보기 어려운 만큼, 수술 대신 시술을 먼저 선택한 것만으로 의료과실이 있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또 시술 전후 촬영된 검사 결과를 비교한 결과 상태에 큰 변화가 확인되지 않았고, 시술 과정의 과실로 인해 증상이 악화되거나 이후 수술에 이르게 됐다고 인정할 만한 근거도 부족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의료진이 시술의 효과뿐 아니라 효과가 충분하지 않을 가능성이나 부작용, 추가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는 점 등을 구체적으로 설명했는지는 확인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소비자원은 A씨가 수년간 보존적 치료를 받았음에도 증상이 개선되지 않아 병원을 찾았고, 신경성형술이 고가의 비급여 시술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의료진이 환자의 자기결정권을 보장할 정도로 충분한 설명을 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의료과실은 인정되지 않지만 설명의무를 다하지 못한 책임은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다만 설명의무 위반과 증상 악화 또는 이후 수술 사이의 인과관계는 인정하기 어렵다고 보고 치료비 등 재산상 손해배상은 인정하지 않았다.
소비자원은 A씨의 나이와 치료 경과, 현재 상태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병원 측이 위자료 100만 원을 지급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결정했다.
[컨슈머치 = 이용석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