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환자가 척추 병변을 암의 골전이로 잘못 진단받아 불필요한 난소절제술과 항호르몬치료를 받는 피해를 입었다.

왼쪽 침윤성 유방암으로 변형 근치적 유방절제술을 받은 A씨는 약 5년간 약물치료를 마친 뒤 완치 판정을 받고 추시관찰을 받아왔다.

그러나 추적 검사 과정에서 척추 이상 소견이 확인되자 병원은 이를 유방암의 골전이로 진단하고 항호르몬치료를 시작했다.

이후 A씨는 해당 병원의 병실 사정으로 타 병원에서 인공 폐경을 위한 양측 난관난소절제술을 받았으나, 추가 검사 결과 흉추 병변은 혈관종으로 확인됐다.

A씨는 "병원이 혈관종을 유방암 골전이로 오진해 불필요한 난소절제술을 받게 됐고, 항호르몬치료 과정에서 탈모와 식욕부진, 전신 위약감, 다한증 등 부작용이 발생했다"며 손해배상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병원 측은 "PET-CT 검사에서 제9번 흉추에 새로운 병변이 관찰돼 유방암 골전이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병원 측은 MRI 등 추가 검사를 권유했지만 A씨가 경제적 사정을 이유로 이를 거부했으며, 항호르몬치료를 진행하던 중 A씨가 타 병원에서 난소절제술을 받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항호르몬치료 시작 6개월 후 시행한 척추 MRI 검사 결과 혈관종 가능성이 확실해져 약물 복용 중단을 안내했으므로 배상 책임을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약, 치료 (출처=PIXABAY)
약, 치료 (출처=PIXABAY)

한국소비자원은 의료진의 오진으로 A씨가 불필요한 난소절제술을 받았고, 검사 결과를 확인한 이후에도 항호르몬제 처방이 지속돼 부작용이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며 병원 측의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했다.

관련 전문위원은 PET 검사에서 제9번 흉추에 명확한 FDG 섭취 증가 소견이 없어 혈관종 가능성이 높았던 만큼, 양성 골종양을 염두에 둔 추가 진단이 이뤄졌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또 난소절제술과 관련해 병원 측이 PET 검사 결과를 토대로 수술을 계획하고 산부인과 진료를 의뢰한 점, 진료기록부에 A씨가 수술을 원하지 않았다는 내용과 병실 문제로 타 병원에서 수술을 받게 됐다는 기록이 남아 있는 점 등을 고려할 때, A씨가 병원에 알리지 않고 독자적으로 난소절제술을 받은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를 종합하면 의료진은 유방암의 골전이를 진단하는 과정에서 주의의무를 다하지 못했고, 그 결과 불필요한 난소절제술이 이뤄진 것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소비자원은 밝혔다.

항호르몬치료와 관련해서도 흉부 CT 및 척추 MRI 검사에서 혈관종 판독이 나온 이후에도 진료기록부상 항호르몬제 투여를 지속하기로 한 내용이 확인됐고, 이후 약 4개월간 추가 처방이 이뤄진 점을 들어 현재 나타난 증상을 항호르몬제 부작용으로 볼 수 있다고 판단했다.

다만 의료진이 MRI 검사를 권유했음에도 A씨가 이를 거부한 점, 난소절제술을 타 병원에서 받은 점 등을 고려해 병원 측의 책임 범위는 50%로 제한했다.

이에 따라 한국소비자원은 병원이 A씨에게 관련 진료비의 50%와 위자료 1000만 원을 지급해야 한다고 결정했다.

[컨슈머치 = 이용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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