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디스크 진단을 받고 신경성형술을 받은 소비자가 통증이 개선되지 않자, 의료진의 부적절한 치료 선택을 문제 삼으며 손해배상을 요구했다.

소비자 A씨는 허리와 엉덩이 통증으로 한 병원을 찾아 MRI 검사 등을 받은 뒤, 제5요추-제1천추 추간판탈출증(디스크)과 제5요추 척추분리증·전방전위증(척추뼈가 앞으로 밀려난 상태) 진단을 받았다.

신경성형술을 시행했으나 통증이 지속됐고, 이후 신경차단술(무통주사)을 추가로 실시했다.

그러나 증상이 호전되지 않아 A씨는 다른 병원으로 옮겼고, 척추전방전위증 및 척추관협착증 진단 아래 유합술을 받은 뒤 통증이 개선됐다.

A씨는 "처음부터 척추유합술이 필요한 상태였는데도 병원이 이를 오판해 신경성형술을 시행했고, 효과가 없는데도 신경차단술 등 보존적 치료만 반복해 증상을 악화시켰다"고 주장했다.

또한 "신경성형술의 효과와 한계 등에 대해 충분한 설명을 듣지 못해 치료 방법 선택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받지 못했다"며 손해배상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병원 측은 MRI 소견상 수술을 고려할 수는 있었지만, 일반적으로 3개월 이상 보존적 치료를 시행한 뒤에도 호전이 없을 때 최후의 수단으로 유합술을 권고하는 것이 원칙이라고 설명했다. 신경성형술과 신경차단술 시행 자체에는 문제가 없었고, 시술 전 설명을 하고 동의서도 받았기 때문에 배상 책임은 없다고 주장했다.

mri, 방사선, 병원, 검사 (출처=PIXABAY)
mri, 방사선, 병원, 검사 (출처=PIXABAY)

한국소비자원은 의료진의 치료 선택이 의학적으로 현저히 부적절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A씨의 MRI 영상에서 전방전위증과 디스크 탈출은 관찰됐으나, 신경이 심하게 눌린 명확한 소견은 아니어서 반드시 수술이 필요한 상태로 단정하기 어렵다는 점을 고려했다.

또한 A씨가 당뇨병과 고혈압 등 기저질환이 있고 고령이어서 외과적 수술이 부담이 될 수 있었던 점, 신경성형술과 보존적 치료 이후 상태가 더 악화됐다고 볼 근거가 부족한 점 등도 참작됐다.

다만 설명의무 위반은 인정됐다.

신경성형술은 디스크로 인한 통증을 일시적으로 완화하는 데 사용되지만, 치료 효과에 대해 논란이 있고 일반적인 신경차단술과 비교해 뚜렷한 우위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는 전문가 의견이 제시됐다. 비용도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며, 개인에 따라 효과 차이가 커 추후 수술이 필요할 가능성도 있다.

그런데 병원이 제출한 시술 동의서에는 진단명과 시술명, 성공률(80%) 등만 기재돼 있었고, 신경성형술의 기대 효과와 한계, 다른 치료 방법과의 장단점, 향후 수술 가능성 및 비용 등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했다는 기록은 확인되지 않았다.

소비자원은 의료진이 환자가 충분한 정보를 바탕으로 치료 여부를 선택할 수 있도록 설명할 의무를 다하지 못했다고 봤다.

이에 따라 병원이 A씨의 자기결정권을 침해한 책임을 인정하고, 위자료 200만 원을 지급하라고 결정했다. 위자료 액수는 사건 경과, 설명의무 위반의 내용과 정도, 시술 효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해 A씨가 겪은 고통, 연령과 기저질환 등 여러 사정을 종합해 산정됐다.

[컨슈머치 = 이용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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