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당도를 내세운 과일을 구매했지만 실제 맛이 기대에 미치지 못해 실망했다는 소비자들이 적지 않다.

특히 온라인 쇼핑몰 판매페이지에 적힌 당도 수치만 믿고 주문했다가 막상 받아본 과일이 기대와 달리 맹탕에 가깝다며 불만을 토로하는 후기도 눈에 띈다.

과일, 복숭아 (출처=PIXABAY)
과일, 복숭아 (출처=PIXABAY)

■20브릭스라더니…당도계로 재보니 겨우 11브릭스

소비자 A씨는 최근 온라인에서 '엄청 달다'는 후기와 함께 '당도 20브릭스'라고 명시된 베타참외를 구매했다.

하지만 배송받은 참외에서는 단맛이 거의 느껴지지 않았다. A씨가 판매업체에 문의하자 업체 측은 후숙 정도에 따라 당도가 달라질 수 있다며 며칠 더 두고 먹어볼 것을 권했다.

A씨는 이틀간 후숙한 뒤 직접 당도계까지 구입해 측정했지만 측정 결과는 11브릭스에 불과했다.

재차 이의를 제기하자 업체 측은 공급처에서 실제 과육의 당도를 측정한 자료를 제공받아 이를 바탕으로 상세페이지를 제작했다고 설명했다. 외관과 신선도는 선별할 수 있지만 모든 과실의 과육을 하나하나 확인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다만 업체는 '20브릭스'라는 문구가 모든 개별 과실의 당도를 보장하는 것으로 오인될 수 있음을 인정하고 해당 상세페이지를 수정했다.

A씨는 "업체에서 일부러 속이려 한 것은 아니겠지만 이 정도로 품질 관리가 안 될 줄은 몰랐다"며 씁쓸해했다.

■농산물 당도 표기, 출하 시 '평균값' 기준… 의무 아닌 '권장' 사항

'브릭스(Brix)'는 용액 100g 속에 녹아 있는 당의 양(g)을 나타내는 단위다. 20브릭스라면 용액 100g당 약 20g의 당이 들어있음을 뜻한다.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농관원)은 농산물을 일정한 기준에 따라 선별·포장하고 등급을 매겨 출하할 수 있도록 '농산물 표준규격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농관원에 따르면 당도 표기는 포장 당시 측정한 당도가 기준이 된다.

참외의 경우 포장 단위에 따라 샘플을 뽑아 평균값으로 당도를 산정한다. 50개 이상 단위는 품종 고유의 색깔이 가장 떨어지는 과실 5개, 50개 미만은 3개를 측정하는 방식이다.

당도 등급은 '특·상·보통'으로 구분되며 품목과 품종에 따라 구체적인 수치 기준이 다르다. 참외는 11브릭스 이상이면 '특', 9브릭스 이상이면 '상'등급을 받는다. 다른 농산물은 수박 11브릭스, 홍로 사과 14브릭스, 샤인머스캣 18브릭스 이상이어야 '특' 등급 기준을 충족한다.

다만 농산물 표준규격제도는 모든 농산물에 적용되는 것은 아니며 '표준규격품'으로 출하되는 농산물에 한해 적용된다.

표준규격품이라 하더라도 의무 표시 항목은 표준규격품 문구를 비롯해 품목, 산지, 품종, 등급, 무게(개수), 생산자 정보 등에 그친다. 정작 소비자가 과일을 선택할 때 주요 기준으로 삼는 당도와 산도는 의무가 아닌 '권장 표시사항'으로 분류돼 있다.

이 때문에 표기된 당도와 실제 과일의 맛 사이에 차이가 발생하더라도 제재할 법적 근거가 마땅치 않다.

[컨슈머치 = 전정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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