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용하던 정수기를 새 제품으로 교체한 뒤 계약이 자동연장된 사실을 알게 된 소비자가 계약 해지를 요구하며 업체와 분쟁을 벌였다.

소비자 A씨는 3년 약정으로 정수기를 임대해 사용해 오던 중 약정 만료 시점에 업체로부터 새 제품 교체 안내를 받고 신형 모델로 교체했다.

며칠 뒤 A씨는 새 정수기 교체가 3년 임대계약 연장에 따른 것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A씨는 계약 연장에 동의한 적이 없다며 기존 제품으로 원상회복하고 계약을 해지해달라고 요구했지만 업체는 이를 거부했다.

A씨는 업체가 새 제품으로 교체하면서 계약이 연장된다는 사실을 충분히 설명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반면 업체 측은 새 제품 교체 당시 작성한 계약서에 A씨 서명이 있으므로 계약 연장 사실을 고지하지 않았다는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또한 A씨가 기존에 사용하던 정수기는 이미 폐기해 반환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식수, 물, 정수기, 정수, 렌털(출처=PIXABAY)
식수, 물, 정수기, 정수, 렌털(출처=PIXABAY)

한국소비자원은 계약 자체에는 하자가 없지만 업체가 계약 연장 사실을 충분히 설명하지 않은 책임이 있다고 판단했다.

소비자원에 따르면 렌털(임대차)계약서에 A씨 서명이 기재돼 있으므로 계약 자체에 문제가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다만 A씨가 평소 정수기 관리 후 관리원이 서명할 부분을 안내하면 해당 부분에 서명해왔고, 이번 계약서 작성 당시에도 계약 내용에 대한 별도의 설명을 듣지 못했다고 진술한 점이 고려됐다.

소비자원은 정수기 렌털 계약 종료 시점에 새 제품으로 교체하며 재계약이 이뤄지는 경우 사업자는 계약 연장 사실을 소비자에게 충분히 설명해야 할 의무가 있다며 업체의 설명 의무 소홀 책임을 인정했다.

다만 기존 정수기가 이미 폐기돼 원상회복이 불가능한 점을 고려해 해당 계약은 위약금 없이 해지하도록 결정했다.

또 업체가 임의로 폐기한 기존 정수기에 대해서는 잔존가치를 배상하도록 했다. 배상액은 유사 제품의 일시불 구입가를 기준으로 3년 감가상각한 잔여금에서 A씨가 계약서에 서명한 데 따른 과실 30%를 공제해 산정하도록 했다.

[컨슈머치 = 전향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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