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두운 아파트 비상계단에서 발을 헛딛어 사고가 일어났다.

한 아파트에 거주하고 있던 A씨는 같은 아파트 아래층에 사는 지인 집에 방문해 저녁식사 및 음주를 했다.

집으로 돌아가려고 나온 A씨는 비상계단을 내려가다가 발을 헛딛는 바람에 넘어져 후두부 두개골절을 당했다.

사고가 일어난 비상계단에는 유도 등이 설치돼 있지 않고 조명마저 작동하지 않아 매우 어두웠다.

결국 이 사고로 말미암아 A씨는 며칠 뒤 사망했다.

이에 A씨의 상속인인 아들은 아파트 측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비상구 (출처=PIXABAY)
비상구 (출처=PIXABAY)

대한법률구조공단은 A씨 유족은 손해배상 청구가 가능하다고 했다. 

「민법」제758조 제1항에서 말하는 공작물의 설치 또는 보존상의 하자는 공작물이 그 용도에 따라 통상 갖춰야 할 안전성을 갖추지 못한 상태에 있음을 말한다.

이와 같은 안전성의 구비여부는 당해 공작물의 설치 또는 보존자가 그 공작물의 위험성에 비례해 사회통념상 일반적으로 요구되는 정도의 방호조치의무를 다했는지를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

또한 공작물의 설치 또는 보존상의 하자로 인한 사고는 공작물의 설치 또는 보존상의 하자만이 손해발생의 원인이 되는 경우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며, 다른 제3자의 행위 또는 피해자의 행위와 경합해 손해가 발생하더라도 공작물의 설치 또는 보존상의 하자가 공동원인의 하나가 되는 이상 그 손해는 공작물의 설치 또는 보존상의 하자에 의해 발생한 것이라고 봐야 한다. 

A씨 경우를 살펴보면, 거주민이라면 누구나 자유롭게 이용가능하고, 유사시 언제든지 신속하게 대피·이용할 수 있도록 적절하게 유지·관리될 필요성이 있는 비상계단에 조명이 작동하지 않아 어두운 상태였다면 통상 갖춰야 할 안전성이 결여된 하자가 있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아파트 측은 A씨와 그 유족이자 상속인인 아들이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다만 당시 A씨가 술에 취해 있었던 점, 조명이 없는 계단을 이용하지 않을 수도 있었던 점 등을 고려하면 A씨의 과실도 사고 발생에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있으므로 이는 아파트 측의 책임을 제한하는 사유가 될 수 있다.

[컨슈머치 = 정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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