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이상 사용중인 냉장고 내부에서 화재가 발생해 집이 모두 불타버렸다.
화재 원인은 냉장고 부품상의 결함과 전기 트래킹(전자제품에 묻어 있는 수분이 섞인 먼지 등에 전류가 흘러 주변의 절연물질을 탄화시키고 오랫동안 탄화가 계속되면 이 부분에 약한전류가 흘러 발화하는 현상)때문이었다.
소비자 A씨는 제조사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요구했다.

대한법률구조공단은 A씨는 「민법」에 따라 손해배상 청구가 가능하다고 했다.
A씨가 제조사에 대해 「제조물책임법」에 의한 책임을 물으려면 해당 냉장고가 동법이 도입된 2002년 7월 1일 이후에 공급됐어야 한다. 그런데 A씨 냉장고는 2001년에 생산된 것이므로 「제조물책임법」에 의한 손해배상을 받긴 어렵다.
「민법」에 의한 불법행위 책임이 인정되려면, 소비자는 그 제품이 통상적으로 지녀야 할 품질이나 요구되는 성능 또는 효능을 갖추지 못했다는 등 그 제품에 하자가 있었던 것으로 추단할 수 있는 사실과 제품이 정상적인 용법에 따라 사용됐음에도 손해가 발생했다는 사실을 증명해야 한다.
이 경우 제조사 측에서 그 손해가 제품의 하자가 아닌 다른 원인으로 발생한 것임을 증명하지 못하는 이상, 제품에 하자가 존재하고 그 하자로 말미암아 손해가 발생했다고 추정해 손해배상책임이 인정된다.
소비자로서는 냉장고에서 전기 트래킹 등으로 인해 화재가 발생한 사례 등이 널리 알려져 있다고 볼 자료도 없어서 제조사로부터 내부 부품의 위험성이나 안전성에 대한 설명 등이 없는 한 제품의 안전성이나 결함 여부에 대한 주의를 기울이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한편, 제조사 측은 냉장고의 내구연한이 한참 지난 이후에 사고가 발생했다고 주장할 수 있다.
하지만 제품의 내구연한은 당해 제품이 본래의 용도에 따라 정상적으로 성능을 발휘할 수 있는 최소한의 기간을 의미하는 것이며 냉장고는 제조사가 설정한 권장안전 사용기간이나 내구연한이 다소 경과됐다고 하더라도 사회통념상 소비자의 신체나 재산에 위해를 가할 수 있는 위험한 물건으로는 여겨지지 않는다.
따라서 냉장고 등 가전제품의 제조업자는 그 내구연한이 다소 경과된 이후에도 정상적인 용법에 따라 사용하는 경우 제품의 위험한 성상에 의해 소비자가 손해를 입지 않도록 설계 및 제조과정에서 안전성을 확보해야 할 주의의무를 부담한다.
[컨슈머치 = 전향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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