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소비자가 제조업 신고 없이 의약외품을 재포장해 판매한 행위가 불법이라고 지적했으나, 판매자는 단순 재포장이므로 제조 행위가 아니라고 주장했다.
한 회사를 운영하는 A씨는 인터넷을 통해 멸균장갑, 밴드, 거즈 등의 의약외품으로 구성된 응급키트를 판매해왔다.
그는 제조업 신고를 하지 않고 다른 회사가 제조한 의약외품의 포장을 개봉해 제품명과 제조연월일 등을 임의로 기재한 후 재포장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대해 한 소비자는 “개봉 후 재포장 과정에서 제품이 변질될 수 있고, 제품명이나 제조연월 등을 임의로 표시하면 다른 제품으로 오인할 가능성이 있다”며 “제조업 신고 없이 판매하는 것은 불법이다”고 주장했다.
반면 A씨는 “단순히 포장을 개봉해 재포장했을 뿐이며 그 과정에서 화학적 변화를 일으킬 의약품이 포함된 것도 아니고 제품의 사용법이 변경된 것도 아니므로 의약외품의 제조 행위가 아니다”고 반박했다.

「약사법」 제2조제7호는 의약외품이란 의약품의 용도로 사용되는 물품을 제외한 것으로 규정하면서 ▲사람이나 동물의 질병 치료나 예방에 쓰이는 섬유·고무제품 또는 이와 유사한 것 ▲인체에 대한 작용이 약하거나 인체에 직접 작용하지 아니하며, 기구 또는 기계가 아닌 것과 이와 유사한 것 ▲감염병 예방을 위하여 살균·살충 및 이와 유사한 용도로 사용되는 제제라고 명시하고 있다.
또한 「약사법」 제31조제4항은 의약외품 제조를 신고사항으로 규정하고 품목별로 허가를 받게 하는 등 제조·판매에 관한 엄격한 법적규제를 하고 있다. 이는 의약외품이 직·간접적인 약리작용으로 인체나 동물의 건강에 위해를 줄 수 있고, 의약외품의 명칭·제조업자·제조연월일·성분 등을 포장에 표시하도록 해 품질과 유효성, 안전성을 확보함으로써 국민 보건위생상의 위해를 예방하기 위해서다.
따라서 A씨처럼 제조업 신고 없이 의약외품 포장을 제거한 뒤 제품명과 제조연월일 등을 임의로 기재해 재포장한 행위는 소비자 입장에서 해당 회사를 제조업체로 오인하거나 원래 제품과의 동일성을 상실해 별개의 제품으로 여길 가능성이 크다.
또 제품 포장을 뜯어 재포장하는 단계에서 감염 등으로 원래 제품의 성상 등이 변질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에 이러한 행위는 의약외품의 제조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컨슈머치 = 전향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