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 통증으로 수술을 받은 한 소비자가 수술 후 혈종 진단이 늦어 후유장해를 입었다며 병원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요구했다.
소비자 A씨는 한 병원에서 척추 전방전위증과 척추관협착증 진단을 받고 추체간 유합술(1차 수술)을 받았다.
그러나 수술 이후 대소변 장애와 항문 주위 감각 저하 등 이상 증상이 나타났고, MRI 검사 결과 수술 부위에 혈종이 확인돼 혈종 제거 수술(2차 수술)을 받게 됐다.
이후 다른 병원에서는 신경인성 방광 진단과 함께 노동력상실률 35%의 장해 판정을 받았고, 추가로 척추관협착증에 따른 3차 수술도 진행했다.
A씨는 "수술 직후부터 극심한 통증과 감각 이상이 있었음에도 병원이 이를 적극적으로 확인하지 않았고, 이상 징후에도 정밀 검사를 지연해 적절한 치료 시기를 놓쳤다"고 주장했다.
특히 혈종을 조기에 발견했다면 증상 악화를 막을 수 있었음에도 기회를 상실해 영구적인 신경 손상으로 이어졌다고 강조했다.
반면 병원 측은 수술은 합병증 없이 정상적으로 진행됐으며, 수술 후 통증은 일반적인 수준이었고 경과 관찰 과정에서도 통상적인 절차에 따라 대응했다고 반박했다.
또한 배뇨 곤란 등 명확한 이상 증상이 확인된 직후에는 즉시 재수술을 시행하는 등 필요한 조치를 다했다는 입장이다.

한국소비자원은 병원 측에 30%의 배상 책임이 있다고 판단했다.
전문위원은 수술 자체는 일반적인 범위에서 이뤄졌다고 보면서도, 수술 후 배액량이 갑자기 감소하고 통증 및 저린 증상이 지속된 점을 고려할 때 혈종 발생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MRI 등 정밀 검사를 보다 신속히 시행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진단 지연이 결국 비가역적인 마미(척추 아래쪽 신경 다발) 손상으로 이어져 장해가 발생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다.
다만 A씨가 주장한 직장류 및 자궁질 탈출 등은 신경 손상 없이도 발생할 수 있는 질환으로, 이번 수술과의 직접적인 인과관계는 인정되지 않았다.
또한 수술 동의서에 혈종 및 신경 손상 등 합병증 위험이 명시돼 있었고, A씨가 초기 증상을 명확히 전달하지 못한 점, 수술 후 관리 과정에서 일부 불가피한 신체 손상이 발생할 수 있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병원의 책임은 30%로 제한됐다.
이에 따라 병원은 해당 병원과 일부 타 병원 치료비의 30%와 향후 치료비 일부를 배상해야 하며, 위자료는 500만 원으로 산정됐다.
[컨슈머치 = 이용석 기자]
